모리슨 총리, 바나비 부총리 “표현의 자유” 옹호

조지 크리스텐슨 연방하원의원(국민당)이 24일 켁케이 록다운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지난 주말인 24일(토) 퀸즐랜드주 북부 도시 맥케이(Mackay)에서 열린 록다운 반대 집회에 참석한 조지 크리스텐슨(George Christensen) 연방 하원의원이 구설에 올랐다. 미국 극우집단 '큐어넌(QAnon)' 추종자들이 이 집회에 동참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잡음은 더 커졌다.
 
ABC에 따르면, 집회에서 여당(국민당) 소속인 크리스텐슨 의원이 "소아성애자를 정권에서 축출하라"라고 쓰인 팻말 근처에 서 있는 장면이 목격됐고 "내 아이를 내벼려 둬"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시위자 사진이 지역 극우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됐다.
 
큐어넌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반사회적 테러 위협 집단'으로 규정한 극우 음모론 집단이다. 이 집단은 오바마∙클린턴 등 사탄 숭배 소아성애자가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파문이 일자 크리스텐슨 의원은 "그 집회는 큐어넌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나 또한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연립안에서 강성 우파 의원으로 분류되는 크리스텐슨 의원은 과거 폴린 핸슨의 원내이션 집회와 호주 극우주의자들의 행사에도 초청 연사로 참석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멕케이 집회에 호주 큐어논 지지자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호주 극우 극단주의를 연구하는 카즈 로스(Kaz Ross) 박사는 “여당 소속인 크리스텐슨 의원이 큐어넌 추종자들과 집회 자리에 함께한 것은 모리슨 정부 안에서 자신들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그들의 믿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로스 박사는 “크리스텐슨 의원이 큐어넌을 직접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심정적으로 그들의 편이라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극유 성향의 지지층을 끌어앉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텐슨 의원은 24일 맥케이 집회에서 "자유가 정부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주말에 있었던 시드니・멜번 등 대규모 록다운 반대 집회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시민의 불복종은 도덕적이며, 자유를 제한하는 법에 대한 유일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야당대표는 “크리스텐슨 의원의 메시지가 더 많은 지역 감염과 록다운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 큐어논 지지자의 팻말

알바니즈 대표는 “크리스텐슨 의원이 허위정보(misinformation)을 내놓으면서 서로를 안전하게 하기 위해 희생하고 있는 호주인의 노력을 훼손하고 있다”며 스콧 모리슨 총리와 국민당 대표인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모리슨 총리와 조이스 부총리는 연립 여당의 중진인 크리스텐슨 의원을 엄호했다. 크리스텐슨 의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의 언행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크리스텐슨 의원은 코로나-19 방역과 치료제에 관한 허위정보를 퍼뜨려 빈축을 산 전례가 있다. 지난 3월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미친 짓(insanity)"으로 폄하했고  10월에는 퀸즐랜드주 보건 당국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명령을 뒤집으라고 요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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