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팬티를 빨래하며


아이는 훈련중이다
배변훈련을 위해 팬티를 입혔더니
금새 실수하고 말았다
엉덩이를 닦아주고 얼른 손빨래를 한다

이 세상을 살아내려면 아이는
큰 것과 작은 것을 구분해야 하고
선 안에서 노는 법과 
바람의 동선
그리고 꽃의 마음을 익혀야 한다

눈치보는 아이를 토닥거리며
괜찮아 괜찮아 
눈물 그렁그렁한 아이의 눈 속에서
오늘 내가 배운 훈련의 한 페이지 넘어간다 

엘사 드레스를 입혀주자 신나서 춤추며 노래한다
렛잇고 렛잇고를 반복하는 아이
그래 그렇게 삶은 무한한 구간반복이라는 것을
수만번을 고쳐 불러야 하나의 노래가 완성된다는 것을
아이는 훈련중이다

박기현
캥거루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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