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은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사진=아우디 AG)

인류가 마차를 타던 시절엔 커다란 휠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포장도로 개념이 없던 당시 흙과 돌, 길게 자란 풀이 가득한 길을 달려야 했으니까요. 게다가 비라도 내리는 날엔 도로 곳곳 웅덩이가 가득했을 겁니다. 바퀴가 클수록 장애물을 넘기에 유리하니 마차의 휠은 모름지기 커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자동차들도 큰 휠을 달고 있습니다. 도로 정비보다 자동차 발명이 먼저였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금은 작은 바퀴로도 어디든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로는 평평해졌고, 그 위엔 아스팔트가 깔렸습니다. 이제 휠이 커야 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애초에 큰 휠의 장점이랄게 거의 없습니다. 먼저 휠의 무게와 회전수가 달라져 연비가 떨어집니다. 승차감도 안 좋아집니다. 타이어 폭보다 높이(편평비)가 작아지니 충격 흡수에 취약해지죠. 게다가 휠에 맞는 타이어까지 고려하면 금전적인 문제도 따라옵니다.

물론 몇 안 되는 큰 휠의 장점도 있습니다. 하나는 타이어의 높이가 낮아져 코너에서 덜 쏠린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차량 디자인을 훨씬 멋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휠은 자동차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커다란 휠이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큰 휠에 추가금을 받으며, 큰 사이즈에 한해서만 멋진 디자인의 휠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차종이라도 어떤 휠을 장착하는지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기아 스토닉의 디자인 스케치. 실물 대비 커다란 휠을 그려 존재감을 높인다.(사진=기아)

자동차 디자이너들도 휠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스케치 단계에서 휠을 일부러 크게 그리곤 합니다. 큰 휠이 차량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하고, 자세의 안정감을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휠을 제일 먼저 그립니다. 휠을 시작으로 차량의 이미지와 전체적인 비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키 큰 사람일수록 발 크기가 크듯이, 큰 차량일수록 큰 휠이 어울립니다. 경차와 대형 SUV의 휠 크기가 다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자동차는 설계 단계에서 차량 무게를 감당할만한 휠이 결정됩니다. 그렇다고 커다란 휠을 억지로 끼울 필요는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장점보다 단점이 많으니까요. 또 휠이 자동차의 비례를 결정하는 만큼 너무 큰 휠이 오히려 디자인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각 차에 맞는 적당한 휠이 최적의 주행 성능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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