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자’ 포함하는 로이 모건 실업률 ‘9.5%’ 

센터링크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

호주의 많은 구직 희망자가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고용시장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ABC가 통계청(ABS)이 최근 발표한 2월 고용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취업 의사는 있지만 구직을 단념한 인구가 1백만 명을 넘어섰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으면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돼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는다. 

실업 상태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는 구직 희망자들의 수가 약 80만 명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시장 상황은 최저수준의 실업률로 기대하는 것만큼 녹록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미래근로센터(Centre for Future Work)의 앨리슨 패딩턴(Alison Pennington) 경제학자는 사람들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에 너무 바쁜 삶을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졸업생이 첫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려면 아직 평균 2.6년이 걸린다.

패딩턴은 "그들은 대학원 과정을 더 밟을지, 정규직으로 가는 길에 다른 형태의 일을 할지 여전히 집에서 결정 중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육아는 여성이 구직 활동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가령, 부모들은 일해서 버는 하루 일당과 자녀를 보육 시설에 하루 보내는 비용을 비교하게 된다.

패딩턴은 대부분의 가정이 남성이 일하러 나가고 여성이 집에 남기로 결정한다면서 "엄청난 육아 비용 때문에 수만 명의 여성들이 직장을 찾는 것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호주사회서비스협회(ACOSS)의 고문인 피터 데이비슨(Peter Davidson)은 “실업자로서 구직 활동을 하는 과정이 영혼을 파괴할 만큼 고통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1년 이상 한 달에 20개의 직장에 지원하는 것과 그것이 자존감과 자신에 대한 관점에 미치는 영향을 상상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취업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데이비슨은 실직자들이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극적으로 떨어지기 전인 3개월 안에 새 직장을 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에쿼티 이코노믹스(Equity Economics)의 안젤라 잭슨(Angela Jackson) 수석 경제학자는 너무 적은 실업 수당이 일자리를 찾는 의욕을 꺾거나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금의 수당으로는 면접을 위해 들어가는 의류비나 교통비 등의 비용을 감당하기에 벅찰 수 있다.

로이 모건은 호주의 8월 실업률을 9.5%로 집계했다. 이 통계는 ABS와 달리 일하려는 취업 의향이 있는 모든 사람을 실업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수치가 높게 잡힌다. 

패딩턴은 "공식 실업률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빙산 밑에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노동시장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이 빠지는 거대한 틈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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