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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세금 낭비’ 허점 알면서모리슨 정부 ‘잡키퍼 정보 공개 불허’ 이유는?
고직순 기자 | 승인 2021.09.09 14:59

상원, 사적인 내용 아닌 ‘보조금 내역’ 요구
국세청장 ‘공공이익면제’ 명분 저촉 안 돼 
“뉴질랜드 공개 추진.. 호주도 못할 이유 없어”  

호주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경제를 강타했을 때 일자리유지보조금(Jobkeeper wage subsidies, 이하 잡키퍼) 제도를 운영해 거의 1년동안 기업의 고용 유지를 지원하면서  ‘실업 대란’을 모면했다. 호주의 잡키퍼는 선진국들의 다양한 지원책 중 가장 성공적인 대안 중 하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급액도 가장 많았고 지급 기간도 가장 긴 편이었다.
  
그러나 잡키퍼 운영에 허점이 많아 수억 달러의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난이 대두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팬데믹 기간 중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이 거액의 잡키퍼를 받은 사례다. 관련 사례가 드러나면서 의회(상원)는 잡키퍼 주관 부서인 국세청(ATO)에게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자유-국민 연립 여당은 강력 반대하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ATO의 크리스 조단(Chris Jordan) 국세청장도 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잡키퍼를 받은 대기업들

의회예산국(Parliamentary Budget Office: PBO)이 국세청(ATO) 자료에 근거해 산업별 수혜 내역을 공개했다. 앤드류 리(Andrew Leigh) 야당 재무 담당의원이 이를 ABC 방송에 제공해 세상에 공개된 것. 이에 따르면 프로그램 시작 첫 3개월 사이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에게 46억 달러가 지원됐다. 건설업종에서는 매출이 증가한 회사에게 8억2800만 달러, 소매업종에서도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에게 4억6천만 달러가 각각 지원됐다. 결론적으로 수억 달러의 보조금이 매출이 2배 또는 3배나 증가한 기업들에게 지급된 셈이다. 이 기업들은 애당초 수혜 자격이 없었지만 거액의 국고보조를 받았다. 
 
앤드류 리 노동당 의원은 매출 1천만 달러 이상인 모든 기업들의 잡키퍼 수혜 내역을 공개하는 법안을 상정했지만 상원에서 여당과 원내이션(One Nation)의 반대로 부결됐다. 모리슨 정부의 여당 의원들은 하원은 물론 상원에서도 정보공개법안에 앞장서 반대했다.

감독 당국인 ASIC가 수혜액 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일부 상장기업들이 잡키퍼를 반환했다. 그러나 개인 기업들(private firms)에게는 이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의회(상원)에서 정보 공개법안이 부결되자 잡키퍼를 애당초 받지 말았어야했던 기업들조차 반납을 하지 않고 있다.  

렉스 패트릭 상원의원(무소속)

이에 무소속인 렉스 패트릭 상원의원(Senator Rex Patrick) 이 관련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국세청장이 해당 정보를 의회에 전달하도록 명령하는 상원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단 국세청장은 상원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거부 이유는 세무비공개 원칙의 ‘공공이익면제(public interest immunity)’ 주장이다. 

크리스 조단 국세청장

조단 청장은 “약 1만명 납세자들이 비밀(confidentiality)을 전제로 국세청에 정보를 제공했다. 만약 국세청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 본인 평가 세금제도(self-assessment tax system)의 효율적 집행에 필요한 정보 전달이 방해될 것”이라는 반대 이유를 내세웠다. 그는 “엄격한 세금비밀법(strict tax secrecy laws)은 비밀 정보의 사용과 공유를 제한한다. 이 법의 준수는 호주인의 지속적인 세금제도 신뢰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도 같은 명분을 거론하며 “개인과 기업의 세부 내역 공개는 세법과 행정에서 공공의 신뢰를 저해할 것”이라며 ATO의 정보 미공개 입장을 두둔했다.   

그러나 패트릭 상원의원은 “상원이 기업의 사적인 정보가 아닌 국민 세금인 보조금 사용에 대해 요구를 한 것이기 때문에 조단 청장의 공공이익면제 주장은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강력 반박하고 “잡키퍼 혜택을 받은 대규모 민간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상원 명령에 불응하면 의회특권법(under the Parliamentary Privileges Act)에 의거해 벌금 또는 징역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고 조단 청장에게 엄중 경고했다.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조단 청장은 정보 미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패트릭 상원의원은 국세청장이 상원의 합법적인 명령을 거듭 거부하는 것에 대해 의회모독 행위에대한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유권자들이 직접 권한을 부여한 의회가 최상위 기관이다. 국세청장을 상원특권위(Privileges Committee of the Senate)에 회부하도록 요청하는 동의안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ATO는 잡키퍼 중 2억8400만 달러가 과다 지불된 것을 확인하고 강제로 절반 이상을 반환하도록 조치했다. 과다 지급한 개인들은 센터링크의 채무상환 편지를 발송해 32000만 달러를  반납하도록 요구했다.  

야당의 앤드류 리 재무담당 의원은 “뉴질랜드는 이미 공개적으로 정보 공개 절차를 취했다. 호주가 비슷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잡키퍼 중 상당 액수가 호주 역사상 최대 세금 낭비(biggest waste of taxpayer money)였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력 촉구했다.

#사례 1: 유통 대기업 하비노만

호주 최대 가구가전 유통체인 하비노만(Harvey Norman)은 잡키퍼 명목으로 2200만 달러를 지원받았는데 최근 6백만 달러만을 환불했다. 전국 192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갖고 있는 하비노만은 1년동안 8억4140만 달러의 세후 영업이익(statutory profit after tax)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무려 75%나 껑충 뛰었다.

#사례 2: 유나이티드 시큐리티

보안경비회사 유나이티드 시큐리티(Unified Security)는 NSW 주정부의 호텔 격리프로그램(hotel quarantine program) 계약을 통해 4900만 달러를 받았다.

동시에 이 회사는 연방정부의 일자리유지보조금(JobKeeper payments)으로 72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회사는 2020년 10월부터 경비원 서비스가 감소됐다면서 직원들에게 급여보조금 신청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시기는 경비원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매출이 상승했던 기간이었다. 
이 회사는 올해 중반 1230만 달러의 부채를 남긴채 파산했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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