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합동 기자회견 ‘외교적 결례’ 비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총리의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아침(호주 시간) 미국∙영국∙호주의 새로운 3자 안보파트너십 '오커스'(AUKUS) 출범을 발표한  자리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이름을 잠시 잊은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됐다.
 
이 해프닝으로 소셜미디어와 언론 일각에서 한동안 떠들썩했다.
 
모리슨 호주 총리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화상으로 공동 참여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오커스에 관해 설명한 후 영국과 호주의 정상들에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그는 먼저, 런던에 있는 존슨 총리에게 "고마워요, 보리스"라고 말했다.

오커스 안보파트너십 출범 발표(사진 연합뉴스)

그러고 나서 바이든 대통령은 캔버라에서 합류한 모리슨 총리가 나온 화면을 향해 몸을 돌린 뒤 "그리고, 음, ‘남반구의 그 친구(That Fella Down Under)’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면서 다소 우물쭈물 한 듯한 모습을 보인  바이든 대통령은 "고마워요, 친구(Pal). 감사합니다, 총리님(Thank you very much, pal. Appreciate it, Mr Prime Minister)”이라고 인사를 재차 덧붙였고 모리슨 총리는 미소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화답했다.

이 모습에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호주 총리의 이름을 깜빡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퍼져나갔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ThatFellaDownUnder'라는 해시태그를 붙여가며 그의 발언이 미국 대통령의 기억력의 문제인 건지, 아니면 애정을 담은 표현인 건지 논쟁을 벌였다.

얼마 후 바이든 대통령은 모리슨 총리의 이름을 제대로 호명했지만 논란이 수그러지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여러 호주 언론은 '스콧 모리슨의 이름을 잊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미 대통령의 행동이 새로운 안보협의체를 발표하는 역사적인 순간에 걸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실제로 이름을 잠시 잊었는지 와는 상관없이, 중요한 공식 외교 석상에서 일국의 정상에게 이름 대신 친구라는 의미인 '펠라(Fella)', '팔(Pal)', 국가 명칭 대신 ‘다운언더(남반구 의미)’ 등의 비격식 표현을 사용한 것은 ‘외교적인 결례’로 부적절했다는 평이 많다. 

모리슨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순간적으로 그의 이름을 잊었을 수 있는 상황에서 동요하지 않고 "(오커스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우방국들 사이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영원한 파트너십"이라고 화제를 돌렸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