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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극단주의’ 세력 개입한 멜번 과격 시위‘미 의사당 폭동’ 연상되며 우려 커져
고직순 편집인 | 승인 2021.09.23 13:54
미 의사당 난입 사태(1월 9일)

주말부터 23일까지 멜번에서 5일동안 계속된 록다운 반대 시위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이 영 불편하다. 지난 1월초 워싱턴에서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난입 폭동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이런 무정부 상태의 소요가 벌어졌다는 점에 전세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 
 
멜번에서 지난 5일 연속된 과격 시위가 아직까지는 미 의사당을 마비시킨 폭동 수준과 비교할 수 없지만 혹시라도 미국처럼 악화될 가능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정부(노동당)를 못마땅하게 여겨온 보수 논객들은 시위 과격화를 앤드류스 주총리의 무능으로 직결시키며 깍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에서 강경 보수 때로는 극우 성향을 띠었던 폭스 뉴스가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공격하던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호주에서는 스카이 뉴스,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 등 뉴스코프 계열 미디어들이 그런 원색적인 공격의 선봉에 서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관록을 인정받던 중견 언론인들이 사주나 그룹의 눈치를 보면서 충동, 선동 발언을 일삼고 이를 정당화하는 모습은 안스러워 보일 정도다.
 
멜번 시위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시위에 일부 기능인들(건설업 근로자들)이 참여한 것과 백신반대주의자들, 코로나 음모론 주창자들, 극우주의자들이 상당수 가세해 과격 시위를 부추겼다는 의혹이다. 
일부 기능인들의 시위 동참은 23일부터 건설현장에서 일하려면 최소 백신 1차 접종을 받아야하도록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근로자들의 이런 반발 심리를 백신접종 반대주의자들과 코로나음모론 주창자들이 시위 참여와 과격화로 부추겼고 극우주의자들까지 가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와 경찰, 노조 관계자들은 극단주의 세력이 시위를 주도라면서 폭력 사태로 이어졌고 매일 장소를 변경하며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단정한다.

멜번 록다운반대시위(9월 22일)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는 “폭력 시위는 다수의 기능인들에대한 모독”이라고 공격했고 건설노조 CFMEU의 존 세트카(John Setka) 빅토리아주 의원장은 “우리의 노조운동은 최근의 폭력 시위 참가자들을 거부한다. 시위가 극단주의자들에게 강탈당했다(hijacked)"라고 비난했다.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과격 양상이 벌어졌고 부상자도 늘었고 체포된 시위 참여자들이 늘고 있다.
22일 참전용사 추모탑(the Shrine of Remembrance)을 점거한 수백명의 시위 참여자들은 “매일(every day) (모인다)”는 의미로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중 경찰에게 골프공, 배터리, 수도꼭지 등을 던지거나 길거리 방화 등 과격 행위자 수십명이 체포됐다. 

극단주의 세력의 ‘시위 납치’를 우려하면서 시위 참가 인원이 줄고 있고 기능인들이 많지 않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 세계에서 멜번은 가장 록다운된 도시였다. 실패한 정부를 통해 멜번 시민들은 18개월동안 고문을 받은 셈이다. 정부와 다른 견해는 미디어와 경찰로부터 묵살 당했다. 시위는 절망에서 비롯된 행동(act of desperation)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젊은 여성의 성토 발언이다. 이 쓴소리는 충분히 되새겨볼 가치가 있는 주장이다. 이런 타당성 있는 주장을 억압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 강경책으로 일관한다면 호주에서도 미국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영국과 미국에서 일부 미디어는 호주 국민들을 ‘코로나 죄수들(covid- prisoners)’로 비유한다. 1년반 이상 국경을 완전 봉쇄했고 툭하면 록다운 조치를 취해 온 나라는 선진국 중 사실 호주가 유일할 것이다. 팬데믹 시작 1년반이 지나서야 ‘코로나와 함께(with covid)' 정책으로 전환하며 경제와 국경 재개방을 뒤늦게 논의하고 있다. 백신 접종마저 늦어졌다면 개방 로드맵조차 내년으로 미뤄졌을 것이다.

이번 주 멜번에서 목격한 과격 시위는 오래 짓눌린 억압이 붕괴되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는 교훈을 알려주는 예고편이다. 미국 의사당 난입 폭동과 같은 불상사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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