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2대 민간 부동산 개발그룹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파산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공포로 세계 경제가 동요하고 있다.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두고 있는 호주도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로선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헝다가 수천억 달러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PM캐피털의 투자 전략 책임자인 셰인 올리버(Shane Oliver)는 “금융전염(financial contagion)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중국의 신용시스템을 통한 전염을 촉발해 다른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다른 대출자들이 자금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금융경색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헝다가 파산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을 마비시키면, 호주 증시나 수출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올리버는 "만약 중국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불황이 있다면, 당연히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호주 금융에도 나쁜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예로,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는 철광석 수요 하락을 부르고 호주의 철광석 수출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포테스크(Fortescue), 리오 틴토(Rio Tinto), BHP 등의 최근 주가 하락은 '헝다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헝다의 위기가 중국 경제 전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헝다의 파산이 심각한 파장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면 중국 정부가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CIO는 "중국의 은행 시스템은 정부의 통제를 받는 만큼, 아마도 중국 정부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분석처럼 헝다의 파산이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는 않으리라는 의견도 있다.

글로벌투자은행 바클레이즈(Barclays)는 헝다의 부채 약 2조 위안(4190억 달러) 대부분이 국내 부채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헝다의 은행 대출 규모는 중국 전체 은행 대출 총액의 0.3%에 불과하다.

바클레이즈는 "헝다의 채무는 (중국 금융권의) 상황을 바꿀 만큼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헝다가 리먼브라스더스와 달리 은행은 아니기 때문에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GFC)가 재현될 가능성은 작다는 예상이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헝다의 파산이 조속히 수습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