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오스트레일리안지 “평의원은 '12명만’ 공개 찬성” 선동 
등 떠밀린 스콧 모리슨 ‘눈치 급급’.. 리더십 실종 비난   

의회에서 석탄 덩어리 들고 석탄산업 중요성 강조한 스콧 모리슨. 2017년 재무장관 시절 그는 의회 대정부 질의시간에 석탄덩어리를 들고 나와 선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에피소드로 해외에서 ‘탄소배출 옹호자’란 오명을 얻었다

자유-국민당 연립 연방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를 놓고 뚜렷한 분열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뒤늦게 2050년 넷제로(Net Zero)를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연립 여당 안에서 강성 보수 성향의 국민당과 일부 자유당 의원들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2050년 탄소배출량 순제로 목표를 공식 선언하라는 대내외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모리슨 정부는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당내 다수인 강경파는 이 제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자유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자유당 내 온건파(중도파)는 넷제로 목표 채택을 촉구하고 있지만, 강성 보수파는 국민당 강경파와 궤를 함께 하며 반대 입장이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정부 안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의원들 사이에 의견의 충돌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모리슨 총리가 정부 내 이견을 없애고 하나의 당론으로 응집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더 이상 미루기 힘든 기후 행동에서 보수 연립이 분열 징후를 보이고 있다.

28일 자유당 하원의원 제이슨 팔린스키(Jason Falinski)는 국민당내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인 매트 카나본(Matt Canavan) 상원의원을 공개적으로 공격했다. 석탄산업 강력 옹호자인 카나본 상원의원은 영국의 연료 부족 사태에 관한 기사를 트위터에 올리면서 '넷제로 배출'이라는 캡션을 달았다.

이에 팔린스키 의원은 "기사를 클릭하면 이것은 팬데믹과 브렉시트로 인한 트럭 기사 부족에 의해 야기됐고, 토니 블레어 정부의 고압적인 노조 규제로 노사관계가 악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와는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넷제로 목표에 찬성하는 자유당 의원 중 한 명인 트렌트 짐머만(Trent Zimmerman) 하원의원은 ABC라디오와의 대담에서 "당장에 국민당은 어떤 경제적 전환이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여론의 흐름은 바뀌고 있다"며 “기후 대응이 새 일자리와 산업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코프 계열사인 보수 성향의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지가 여당 평의원들(backbenchers)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단지 12명만이 넷제로 목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평의원은 이 목표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거나 밝히기를 거부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넷제로에 반대하는 논조의 코멘트를 자주 게재했던 이 신문의 설문조사는 여당대 반대 여론을 부추기기위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목적을 내포한 기획 기사라는 비난이다.  

국민당의 넷제로 반대 진영은 석탄산업과 지역 경제가 입을 타격을 주된 반대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7월 당권을 차지한 바나비 조이스 국민당 대표 겸 부총리의 지지 세력이 연립 여당 안에서 ‘넷제로 목표 설정’의 강력한 반대의 핵심 세력이다. 

이 핵심 중 일원인 카나본 상원의원은 28일 스카이 뉴스와의 대담에서 "(넷제로 계획은) 우리가 감당하기에 비용이 너무 크다"며 "UN은 넷제로로 가려면 2030년까지 석탄산업을 종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절대 불가한 일로 우리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수용 불가를 재확인했다.

호주는 2050년 넷제로 공식 목표 설정을 미루면서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있다.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릴 유엔 기후총회에서 호주는 더욱 거센 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직접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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