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요구 사항 “음식과 복지서비스 질 개선, 여행 확대”   
건강 양호, 재정적 여유.. 더 오래 자가거주 희망

호주에서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노인요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면서 양로산업에서 상당한 변화(개선)를 요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baby boomers)’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2차 대전 이후인 1946년부터 1964년 사이 출생한 현재 56~74세 연령 그룹을 의미한다. 약 520만명으로 호주 인구 중 24%를 차지한다. 4명 중 1명이 이 세대다. 

노인복지기관 알에스엘 라이프케어(RSL LifeCare)의 2차 연례 베이비부머 설문조사(the 2nd annual RSL LifeCare Baby Boomer Survey) 결과, 75% 이상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본인의 집에 더 오래 거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3%만이 단체 거주시설(요양원) 입주에 관심을 나타냈다.  

거의 25%는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노인 요양원(aged-care homes) 입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14%는 본인의 집에 계속 살면서 간호사의 방문을 받는 형태에 관심이 더 커졌다. 

이 설문조사는 베이비부머 1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요양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커진 배경은 지난 1년반동안 빅토리아주와 NSW에 있는 노인요양원에서 코로나 감염으로 수백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특히 멜번 요양원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 요양원에 감염자가 발생하거나 록다운 기간 중 노인들은 가족의 방문도 제한된 채 격리된 생활을 해야 했다.  

노인요양원에 대한 또 다른 부정적인 영향은 2년이 걸린 노인요양원 특검 결과다. 입주자의 거의 3분의 1이 수준 미달의 복지서비스로 고통을 받았다. 또 18%는 육체적 또는 성적 학대를 당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졌다. 예산 부족으로 인한 관리 소홀과 낙후된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연방 관할인 노인요양원 특검 결과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사과했다

호주보건복지연구소(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의 최근 통계에서도 노인요양원 입주 숫자 감소가 확인됐다. 

2020년 영구적인 노인 요양원(permanent residential aged care) 입주자가 2019년보다 5,300명 줄었다. 임시 이용자(respite care)는 1만1천명이나 감소했다. 

RSL 라이프케어의 그래함 밀레트(Graham Millett) 최고경영자는 “요양원 거주 노인들 중 수백명이 코로나에 감염돼 숨졌고  요양원 봉쇄와 방문(접견) 금지/제한 등으로 요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졌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또한 이전 세대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재정적 여유도 있다. 취미생활도 한층 다양하다. 이들은 심지어 자녀 세대(밀레니얼)보다 더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재정적 뒷받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의 자녀들인 밀레니얼 세대는 거의 25%가 불안, 우울, 약물 부작용 등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반면 베이비부머는 약 90%가 전반적 보건복지(overall wellbeing)가 양호하거나 매우 양호한 편이다. 육체적, 심리적 건강 상태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NSW 던고그 소재 RSL라이프케어 소속인 라라 노인요양원(Lara Aged Care Home in Dungog)

베이비부머 중 40%는 지금도 일을 하고 있다. 60%가 은퇴 후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밀레트 CEO는 “60년대 베트남전쟁 반대에 앞장선 세대인 베이비부머는 전통적인 노인요양원의 집단생활을 거부한다. 이들이 요양원에서 개선을 요구하는 가장 큰 서비스 3가지는 높은 수준의 음식의 질, 양질의 복지(보건) 지원 서비스, 여행(외출)”이라고 밝혔다.
  
개인 및 재정적 독립이 강한 베이비부머는 한마디로 기존의 ‘노인의 삶’을 재정의(redefine)하고 있다. 이들의 생활 방식(living tastes)이 향후 노인요양원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이같은 변화를 시기적으로  앞당겼다. 호주 인구 4명 중 1명에 해당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통한 사회변화가 상당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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