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이번 주(11월 22일) 호주의 기술이민, 학생과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는 12월1일부터 호주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국인과 일본인 방문자의 호주 입국도 같은 날부터 재개된다. 물론 호주 식약청(TGA)이 승인/인정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호주 비자 소지자가 대상이다.
 
거의 22개월 만에 국경이 제한적으로 열리고 있다. 개방대상국 선두그룹에 포함된 한국과 호주 한인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한국의 코로나 대응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 선두그룹에 선정된 배경일 것이다. 

방문자들의 목적지가 NSW와 빅토리아주인 경우, 무격리 입국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특히 다행이다. 반면 유학이나 여행지, 근무 지역이 퀸즐랜드와 서호주인 경우, 여전히 까다로운 격리와 PCR 검사 등 조건이 붙기 때문에 마냥 좋은 소식이 아닐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호주의 영어연수 산업은 학비와 생활비 등 12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봐야했다. 영어연수 후 유학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이 시장은 호주 교육산업에서 중요하다.
 
영어연수산업 대표 단체인 잉글리시 오스트레일리아(English Australia)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 호주는 글로벌 영어교육시장(연간 약 130만명 추산)에서 15%를 점유했다. 팬데믹 이전 호주에 약 350개의 영어 학교가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90%가 문을 닫았다. 

초토화된 호주 시장이 국경개방과 더불어 기대를 하고 있지만 한 주 후부터 NSW와 빅토리아는 한국과 일본 학생들과 관광객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반면 퀸즐랜드와 서호주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아마도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호주 안에 또 다른 나라가 있는 이런 아이러니가 지속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호주의 현실이다. 외국인 방문자들에게 호주는 ‘내부의 다름(internal differences) 때문에 여전히 ’불확실한 나라‘(uncertainty)라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해외에서 호주로 연어연수생들을 보내려는 에이전시들 (verseas feeder agencies)은 일률적이지 못한 주별로 다른 격리 조건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 안에서 주/준주 경계 봉쇄 해제와 관련된 규정이 단순화되기 전까지 해외의 영어연수생들은 호주를 기피하고 영국, 미국, 캐나다를 선택할 것이다. 호주의 경쟁국들은 훨씬 단순하고 일괄적인 규정을 제시하면서 오래 전부터 유학생들의 입국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호주는 팬데믹 기간에 이어 포스트 팬데믹에도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1월 22일 호주 정부의 발표는 주/준주별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뒤쳐짐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안될 듯 하다. 

겨울에 접어든 북반구가 4차 코로나 유행을 맞아 다시 록다운조치를 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도 여름을 지나면 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작금의 주/준주의 격리 규정이 언제까지 일원화, 단순화되지 않은채 제각각 시행될 것인지 의문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