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과 독특한 문화가 매력적인 나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난 16일, 아침부터 레드펀 타운홀로 향했다.
‘2011 인도네시아 문화의 날(Indonesian Cultural Day)'을 고지하는 전단을 이메일로 받고 궁금증이 일었다.
인도네시아는 호주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호주에게는 외교, 정치, 관광, 무역경제, 사회 면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로 다루어진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 세계 최대의 관광지 발리섬으로도 잘 알려진 나라이기도 하다.
타운홀로 들어서자 전면에 노란색으로 화려하게 설치된 아름다운 무대가 눈에 띄었다.
울긋불긋한 원색이 조화로운 전통의상을 입고 악세서리와 머리장신구로 치장한 인도네시아 여성들이 시끌벅적하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날 행사는 ‘하모니데이’의 여러 행사들 중 하나로 시드니 카운슬 재정지원으로 개최됐다.
행사의 주관인 인도네시아 복지회(Indonesian Welfare Association Inc.)는 비영리단체로 1997년 3월에 설립됐다고 한다.
한인복지회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에서 온 이민자들의 시드니 정착을 돕고 여러 유용한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복지회의 아이삭 산토소(Issac Santoso)회장은 현재 시드니에 살고 있는 인도네시안들이 유학생 수까지 모두 합쳐 4만여명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안들이 주로 밀집해 있는 지역은 시드니 동부로 안작퍼레이드를 따라 랜드윅, 킹스포드, 켄징턴, 마로브라 등에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킹스포드 지역에는 이름난 인도네시안 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인도네시아 음식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볶음밥인 ‘나시고렝(nasigoreng)’이다.
어떻게 보면 대표성을 띠기에 너무 쉽고 평범해 보이는 요리이지만 그만큼 나시고렝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이고도 일반적인 음식으로 포장마차에서는 물론 고급 레스토랑에서까지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재료를 넣어 수십 가지의 나시고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인기 비결인 셈이다.
또 하나의 대표음식으로는 볶음국수인 ‘미고렝(migoreng)’을 들 수 있다.
미고렝은 나시고렝과 마찬가지로 여러 재료를 넣고 ‘나만의 면요리’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주 어느 슈퍼마켓에 가서도 구입할 수 있는 라면처럼 생긴 인스턴트 미고렝은 가격 또한 매우 저렴하여 호주인들 뿐만이 아니라 한인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핫소스인 ‘삼발(sambal)’ 소스는 조리에 양념으로 쓰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고추장처럼 음식과 같이 먹기도 한다.
웬만한 식당들은 삼발소스를 직접 만드는데 그 집의 음식 맛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서쪽의 수마트라 섬에서 동쪽의 뉴기니 섬까지 약 5100km로 동서로 긴 나라이다.
약 1만7천개의 섬들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6천개 정도에만 사람들이 산다고 한다.
엄청난 숫자의 섬들만큼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지역과 종족마다 서로 다른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무대 위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전통의상을 입은 인도네시안들의 개성 넘치는 춤사위와 악기연주는 하나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문화로 단일화시키기에 무리가 있을 정도로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바틱(Batik)'이란 인도네시아식 전통 염색기법으로 처리한 옷감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화학섬유나 프린트 문양으로 처리한 것을 많이 볼 수 있지만 원래는 실크나 면에다 흑연이나 목탄으로 초벌 디자인을 한 후 왁스를 입히고 여러 문양을 만드는 염색을 했다.
바틱의 염료는 원래 풀이나 나무 뿌리, 껍질, 잎에서 축출한 자연색채를 이용해 기하학적 문양이나 새, 꽃 등의 문양을 옷감에 그렸다고 한다.
한인들이 많이 알고 있는 ‘자바 커피’ 또한 인도네시아 자바지방에서 나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브라질 다음으로 세계적인 커피 생산국가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인 ‘자바(Java)'라는 이름 또한 자바 커피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한 인도네시안 유학생은 “선마이크로시스템사의 개발자가 ‘자바 커피’를 즐겨 마셔서 자바 커피처럼 쉽게 만들 수 있고 자극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뜻으로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는 설이 있다”고 설명해줬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관광지로는 호주인들이 휴가철 가장 많이 여행가는 곳 중 하나인 ‘발리(Bali)’를 손꼽을 수 있다.
푸른 바다, 깨끗한 해변, 이국적인 열대림, 아름다운 경치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하나의 추천여행지는 한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빈탄(Bintan)’이다.
싱가포르와 페리로 불과 50여분 거리에 있으며 싱가포르의 자본 및 기술이 집약된 세계적 수준의 리조트 단지가 있다.
또한 ‘롬복(Lombok)’은 발리 동쪽에 근접한 섬으로 크기는 발리와 비슷하지만 발리와는 전혀 다른 문화로 아직 상업화가 덜 된 곳으로 자연 경관을 즐기며 조용히 지내다 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는 자카르타로 놀라운 것은 인구가 2억4천여명으로 세계에서 중국, 인도, 미국 다음으로 4번째 인구가 많은 나라라는 것이다.
그저 조용한 농경국가로만 알았는데 실제로 전체 국토의 17%정도 밖에 농경지로 쓰지 못해 쌀 생산량이 자체 소비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천연고무, 열대우림의 목재산업, 석유, 천연가스 등이 주요 수출품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문화의 날’ 행사에 하루 참여하고서 인도네시아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인도네시안들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이번 주말에는 슈퍼마켓에서 ‘삼발 소스’ 완제품을 사고, 킹스포드 지역으로 나가 행사장에서 만난 인도네시안 친구들이 적어준 인도네시안 맛집을 찾아가야 겠다.
이은형 기자 edit@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