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파악되지 않은 연락책 1명. 바로 이 인물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했다.
빈 라덴이 테러조직의 대명사인 알-카에다의 지도자로 전세계에 이름을 떨친 것은 2001년 9·11테러를 감행하면서 부터지만, 미국이 빈 라덴을 추적하기 시작한 것은 9·11테러 이전부터다.
빈 라덴의 사망 사실이 발표된 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빈 라덴의 행방을 추적해온 지금까지의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2일 MSNBC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빈 라덴이 애초 테러공격을 감행할 위험성이 높은 인물로 인식된 단계부터 그의 주변 인물에 관한 정보수집에 나섰으며 이 가운데는 빈 라덴이 각별히 신임하는 연락책 1명이 포함돼 있었다.
9·11테러 발발 후 미 당국은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로부터 이 연락책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
이 연락책에 관한 정보는 9·11테러의 용의자로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있는 할리드 셰이크 무하마드와 아부 파라즈 알 리비 등으로부터 입수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연락책에 대해 파악된 것은 그의 가명과 별명 정도였지만 그가 빈 라덴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몇 안 되는 밀사 가운데 1명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2007년 마침내 미국은 이 연락책의 본명을 파악했으며, 2009년 이 연락책과 그의 동생이 활동하는 파키스탄 내 특정지역을 확인했다.
2010년 8월 이 연락책이 거주하는 곳이 아보타바드라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 연락책은 지난해 중반 미 정보당국이 정밀 모니터해오던 인물과 부주의하게 전화통화를 하는 실수를 범하면서 미국 측에 꼬리를 잡히게 됐다고 외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연락책이 거주하는 곳이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이나 동굴이 아닌,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몇 십 ㎞ 떨어진 부유한 교외지역이라는 사실에 미 정보당국도 놀랐다.
미 정부 관계자는 연락책이 거주하는 건물을 처음 본 순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곳 부지가 인근의 여타 주택들과 비교해 8배나 넓고 삼엄한 경계시설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중한 경비가 이뤄지는 2곳의 출입문 이외에는 접근 통로가 없고 도로에 면한 건물측면에는 창문도 없었다.
인근 주택들과 달리 생활쓰레기는 건물내부에서 소각됐다.
이 건물의 3층 테라스는 2미터가 넘는 높은 벽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이는 190㎝ 안팎의 장신으로 알려진 빈 라덴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외부와는 전화선과 인터넷 라인도 연결돼 있지 않았다.
이는 전화와 인터넷을 절대로 이용하지 않는 빈 라덴의 특징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이곳은 2005년 도시 외곽지역에 지어졌으며 현재는 주변에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상태다.
미 정보당국은 100만 달러 넘는 돈을 들여 지어진 이처럼 이상한 주택은 특별히 중요한 인물이 은신하기 위한 곳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 당국은 빈 라덴의 연락책이 그의 동생과 함께 제3의 가족이 이 집에 기거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이 가족의 구성원과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빈 라덴이 그의 가장 젊은 아내와 함께 이곳에 함께 기거하고 있다는 추론이 제기됐다.
이런 정보들을 확인시켜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지만, 이 주택의 독특한 디자인과 겹겹의 경계시설, 연락책의 백그라운드 등을 종합 분석할 때 모든 정보는 바로 이곳이 빈 라덴의 은신처라는 가정에 들어맞았다.
올해 2월 중순 이 곳에 빈 라덴이 숨어있다는 결론이 내려졌으며, 3월 중순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주재 하에 5차례에 걸친 국가안보회의에서 빈 라덴 제거작전이 논의됐다.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세기의 결혼식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지난달 28일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 제거작전을 실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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