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운동, 반정부 시위 등 민주화 열망으로 공감되는 나라?대표적 한인밀집지역인 스트라스필드에 장안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버마 음식점 ‘바간(Bagan)’을 발견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매 주말 저녁 다국적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음식점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도대체 어떤 맛집이길래…’하는 호기심으로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서야 버마 음식점이라는 간판을 확인했다.
손님이든 주인이든 따뜻한 웃음이 넘쳐 흘렀다.
‘바간’은 전통 버마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먼 곳에 사는 버마인들도 일부러 물어서 찾아오는 ‘엄마의 맛’이 살아있는 집이다.
‘바간’에서 버마 유학생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호주 전체에 사는 버마인들은 약 6천명으로 추산되고 그 중 대부분은 NSW주 특히 시드니에 살았고 요즘은 서호주 지역에도 많이 산다고 한다.
생각보다 상당히 적은 수였다.
우리에게 버마라고 알려진 이 국가의 원래 이름은 ‘미얀마 연방’이다.
1886년부터 영국의 통치를 받았을 때 국제적으로 발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영국이 ‘버마’라고 국호를 바꾼 것이다.
버마는 1948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나 현재 군사정권하에 있다.
대한민국만큼 거센 민주화 바람과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 과정을 겪었다는 점에서 새삼 동지애를 느꼈다.
한국인에게 ‘버마’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웅산 묘소 폭파 테러’ 그리고 ‘아웅산 수지’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지’ 여사는 지난해 11월, 가택연금에 처해진 지 21년 만에 해제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버마인들은 따로 성씨가 정해져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버지나 할아버지 이름에서 일부를 쓰기도 하고 성과 이름의 구분이 없이 긴 이름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음식점에서 만난 유학생 3명 누웨 누웨 턴(Nwe Nwe Tun), 메이 허니 에이(May Honey Aye), 카웅 미앗 틴(Kaung Myat Tint)은 모두 18세로 누웨 누웨 턴과 메이 허니 에이는 NSW대 의대를 다니고 있고 카웅 미앗 틴은 웨스턴 시드니 의대를 다니고 있다.
이들은 사촌지간으로 버마인들의 가족에 대한 개념은 보다 넓어서 부모님 형제의 자녀들 중 첫번째 사촌(first consins)들은 자신들의 친 형제자매로 생각한다고 한다.
양곤 출신인 그들은 학교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 덕에 한국인과 한국 문화가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버마어가 공식어라서 국민들의 대부분(80%)이 버마어를 사용하지만 버마 안에는 약 135개의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고 각각 고유의 언어, 종교, 문화, 관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고향인 버마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옛날 수도인 양곤 역시 원래 이름이 랑군이며 국호를 바꾸면서 랑군의 명칭도 양곤으로 바뀌었다.
??“바간은 무슨 뜻인가요?” 바간의 청 파오 린(Cheng Pao Lin) 대표는 빙그레 웃으며 메뉴판을 보여줬다.
메뉴판 앞에는 영화에서나 볼만한 고즈넉한 고대 왕국의 사진이 보였다.
바간은 버마에 있었던 몇몇 고대 왕국수도 중 하나로 최초 버마족 제국 수도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버마 중부에 위치한 바간 유적지의 대부분은 1000년대에서 1200년대에 지어진 것들로 관광지로써도 각광받는 도시이다.
?청 파오 린씨의 ‘바간’에는 곳곳에 버마 문화 공예품들을 볼 수 있는데 작은 불상, 그림, 여인상, 코끼리 조각 등 음식점에 들어서면 바로 버마를 만날 수가 있다.
‘바간’의 또 하나의 매력은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근처 한국인 단골도 좀 있다고 자랑한다.
이미 시드니모닝헤럴드와 지역신문 등에는 맛집으로 여러 차례 소개되었고 높은 별점도 받았다.
호주에 살고 있는 버마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2007년 발족된 ABCD네트워크(Australia Burma Community Development Network)는 버마인들의 복지와 교육을 위한 도움을 주고자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유학생들을 제외하고 호주에 정착하는 버마인들은 가족이민이나 인도주의 차원의 이민자수가 기술이민보다 많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ABCD네트워크는 정기적으로 성금 활동을 펴서 버마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 기금을 보내고 매년 ‘버마 음식과 문화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현재는 사이클론의 피해가 심한 모국을 위한 성금을 모으고 있다.
??버마의 인구는 약 4천770명으로 나라는 남북길이가 약 2050Km, 폭이 가장 넓은 것의 동서길이는 약 935Km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모양을 한 형태이다.
남동쪽으로 태국, 라오스, 북동쪽으로 중국, 북서쪽으로는 방글라데시 및 인도 등 여러 나라들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은형 기자 edit@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