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별다른 영향 없다”미국계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18일 호주 4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Aa1’에서 ‘Aa2’로 한단계 강등한다고 발표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됐다.
호주 4대 은행은 커먼웰스은행, 웨스트팩은행, NAB, ANZ를 가리킨다.
이들 은행의 후순위채 등급도 ‘Aa1’에서 ‘Aa2’로 한단계 낮아졌고 재무건전성 등급도 ‘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에 의한 호주 은행에 대한 이러한 신용등급 강등 조치는 15년만의 일이다.
무디스의 패트릭 윈스베리 부대표는 “이번 등급 강등은 이들 은행들의 해외도매자금(wholesale funding) 의존도가 40% 정도로 비교적 높은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측면이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의 세계경제위기로 인해 이들 자금이 얼마나 유동적인지가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호주 은행들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발행한 장기채 규모는 3천3백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단기자금도 1천억 달러 이상을 끌어다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디스는 이밖에도 은행권을 비롯 호주 경제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천연자원붐이 계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무디스의 관측에 의하면 호주 경제는 천연자원붐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해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며 만약 어떤 계기로 투자자들의 신뢰감에 충격이 온다면 자금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긴축 경제 모드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중국을 천연자원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호주 역시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무디스가 호주 은행권의 불안 요소로 지적하고 있는 또 하나의 측면은 호주 특유의 잘 발달된 수퍼애뉴에이션 제도로 인한 여파이다.
각종 세제 혜택으로 일반 가정의 저축이 수퍼애뉴에이션 펀드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 저축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웨인 스완 “4대 은행 신용등급 여전히 높다”무디스의 발표에 대해 웨인 스완 연방재무부 장관은 호주의 은행 시스템은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서도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곳은 전세계적으로 4개 은행 밖에 없다”며 “호주 은행은 자기자본 비율이 안정적이며 위험한 투자 행위를 즐기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자체적인 경영행태도 건전하지만 금융당국의 감시도 엄격하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의 반응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커먼웰스은행의 고위관계자인 린 콜비씨는 “현재 시점에서 이 같은 신용등급 변화가 우리 은행의 자금 동원 계획 등 각종 현안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들 뿐만이 아니라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금융전문가들도 다들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은행들이 대출 부문에 있어 조금 더 조심스럽게 임하지 않을까 예 측하고 있다.
?임경민 기자 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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