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브 더 월드’ 해킹 스캔들의 영향으로 궁지에 몰린 루퍼트 머독 뉴스코포레이션 회장에게 계속해서 안 좋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뉴스 오브 더 월드 해킹 스캔들이란 최근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인 머독 회장 소유의 영국 신문인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일부 정치인과 범죄 용의자 집에 도청기를 설치한 사실이 공개돼 영국 사회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 사건의 여파로 상원의 요청에 따라 FBI(미국연방수사국)가 머독 회장 소유의 뉴스 코포레이션 미국 법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호주에서도 이 사건을 계기로 미디어법이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전망이다.
이는 특히 머독 회장 소유의 뉴스 리미티드를 타깃으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 리미티드는 그동안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적인 정치인들과 늘 티격태격 해왔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노동당, 녹색당 연합세력이 뉴스 리미티드에 대한 ‘길들이기’에 나선 것은 아닌지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러 측면에서 궁지에 몰린 머독 회장은 19일 영국 현지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뉴스 오브 더 월드가 경찰에 뇌물을 주고 도청을 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세계 미디어 시장을 좌지우지하던 그로서는 치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제이 로쉬 교수는 “자기 소유의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면 이는 머독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 형편없다는 반증”이라며 “이사회는 그를 다른 사람과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머독 회장의 신뢰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이렇게 악재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뉴스코포레이션이 지분의 일부를 소유한 폭스텔이 2십억 달러를 들여 오스타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이 공정거래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머독 회장에게는 또 하나의 뼈아픈 좌절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천하의 머독 회장이 이번 시련을 무사히 극복하고 전세계적인 미디어 제국 신화를 계속해서 써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임경민 기자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