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7 |최종수정2009.03.17 08:19:54-4개국 2지역 체결, 한국은 5월부터 협상-미국, 칠레, 태국, 싱가폴, 아세안과 타결한국과 호주가 지난 5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발표했다.
교역이 양국관게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해 그동안 호주가 체결한 주요 FTA와 현재 논의 중인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주호주는 지난 83년부터 인접국가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자국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해왔다.
특히 호주는 2천100만에 불과한 인구로 무역(자원수출없이 경제를 꾸려나가기 힘든 구조여서 FTA의 중요성은 더욱 크기 때문이다.
호주는 지금까지 단일국가가 아닌 지역과의 FTA체결로 눈길을 모은 AANZFTA(아세안-호주-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을 비롯, 싱가포르, 태국, 미국, 칠레 등과 무역자유화를 이뤄왔다.
또 현재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걸프만 지역국가 등과 협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인도, 인도네시아 등과 타당성 연구(Feasibility Study)를 실시했다.
한국과는 지난해 타당성 연구 결과 발표 이후 한국의 미국과의 협상 등을 이유로 미뤄져 오다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FTA 협상 실시 공식발표에 이르게 됐다.
◇한호 FTA 협상 5월 시작지난 5일 호주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호주의 케빈 러드 연방총리는 양자간 FTA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 2007-08 회계연도 기준으로 무역규모가 228억 달러, 수출만도 161억 달러로 호주의 4대 수출국, 6대 무역상대국이다.
지난해 발표한 양국 FTA 실행성 연구는 오는 2020년까지 한국은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296억 미국달러, 호주는 227억 미국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자원광산분야는 호주의 대한국 수출물량의 3분2를 차지하는 만큼 양국 FTA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전, 자동차, 정유 등이 수혜산업으로 꼽힌다.
오는 5월 중순부터 시작될 협상을 통해 양국은 자국의 장점인 공산품과 농산품에서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이 첨예하게 상충될 것으로 보인다.
◇ ‘장기전’ 대중국 협상지난 2005년 5월 시작된 중국과의 협상이 올해로 만 4년에 접어들고 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상대국인 만큼 신중함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과의 협상은 한때 급진전을 하는 양상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농업생산물 무역과 관련한 이견 등으로 양국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산 공산품에 대한 관세자유화를 두고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또 원산지 표시 기준에서는 인증서, 환적(trans-shipment, 해상운송에서 운송 중 화물을 다른 운송수단에 옮겨 싣는 것) 등 세부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절차부문은 중국이 WTO 협약 승인에 앞서 시장공개 약속 수락을 꺼리면서 논의자체가 난항에 놓인 상태다.
그러나 세관절차, 위생문제, 무역관련 기술장벽(TBT, 각국의 표준 또는 승인을 상대국이 인정하는데 문제를 없애기 위한 논의) 등에서는 합의가 상당부문 진척된 상황이다.
서비스부문, 투자부문에서도 다양한 주제에서 건설적인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전통동양의학, 교육, 통신, 투자, 항공 등 부문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고 호주는 회계, 환경, 공학, 건설, 도시계발 등에서 논의가 더 필요한 상태로 보고 있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해서는 큰 그림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부안에서 적지 않은 견해차로 어려운 협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양국 정부는 “우리는 선진국과의 FTA 체결 교섭과 관련해 큰 진전(another big step forward)을 이룰 준비가 됐다”며 “모든 무역장벽을 허물 의지를 갖고 있으며 어려운 일도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우리는 포괄적인 협정을 위한 호주의 접근을 이해하고 있다”며 “호주가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FTA를 위한 큰 진전을 이룰 상대로 적합하다”고 급진전 가능성을 내포해왔다.
◇‘한발 앞선’ 일본 협상지난 2007년 4월 개시된 일본과의 FTA 협상은 현재 많은 부문에서 초안이 합의된 상황이다.
양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신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6년말 발표된 양국 FTA 타당성 연구 결과에 따르면 FTA 체결이 향후 20년간 호주에 390억 달러, 일본에는270억 달러의 추가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서비스 및 투자부문에서는 양국 논의가 상당히 진척돼 공식 요구서 교환을 앞둔 상태다.
특히 투자부문에서 양국 간의 견해차를 상당부문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과 관련해서는 현재 수입설탕과 관련 세관절차 논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산품에서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호주의 제안을 향상시켜달라고 일본이 제안한 상태다.
양국은 통신부문, 인력교류, 재무서비스 등에서 상대국에 대한 법절차에 대한 이해를 마쳤으며 본격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협상에서는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
초안 논의를 마치고 수정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대부분의 안건에서 합의가 마무리됐다고 호주정부는 설명했다.
한편, 일본은 2007-08 회계연도 기준, 호주의 2대 교역국(546억 달러)으로 수출로서는 1위, 수입은 3위이며 연간 10%의 성장률이 지속되고 있다.
◇이밖의 협상호주는 이밖에도 걸프협력위원회(GCC), 말레이시아, 범태평양국 등과 FTA 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먼저 지난 2007년 6월말 시작된 GCC와의 3차례 협상에서는 알루미늄이 주류를 이루는 자원수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연간 80억 달러의 교역규모인 GCC에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연합 등이 포함돼 있다.
말레이시아와의 협상에서는 농업과 자원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가공식품, 금속제품들도 협상의 쟁점에 포함된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풍부한 에너지자원에 대해 호주가 획득할 이점이 말레이시아와의 FTA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2006년 부루나이,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과 함께 체결한 범태평양국 파트너십 협정(TPP)의 확대를 위한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확대교섭에는 미국과 페루가 새롭게 참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인도, 인도네시아와의 협상을 위한 사전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득실논란’ 대미국 FTA호주의 3대 무역국인 미국과의 FTA는 지난 2005년 1월부터 발효됐다.
양국은 직물과 의류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한 공산품 분야 97%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소형차에 대한 관세 25%도 없앴다.
50%에 달하던 상업용선박 수리 및 유지 용품에 대한 관세도 완전히 사라졌다.
농업과 관련해서는 과일, 곡식 등 농업생산물의 66%의 관세가 철폐됐지만 소고기는 무관세 쿼터를 향후 18년간 18.5% 씩 늘리기로 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쿼터 이상의 소고기에 부과되는 관세는 오는 2013년부터 하향 조정돼 2023년에 완전히 사라진다.
가공식품, 양모제품, 양고기 등은 지난 2008년부터 관세가 없어졌다.
일부 양모제품의 관세는 오는 2014년까지 사라질 예정이다.
과거 35%의 관세가 붙던 통조림참치의 관세도 철폐됐다.
이밖에도 과거 한차례도 수출되지 않았던 아보카도, 견과류가 쿼터에 한해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자원수출에 대한 관세는 완전히 철폐됐으며 호주 지적재산권에 대한 미국에서의 보호조치가 강화됐다.
호주 정부는 “미국과의 FTA를 통해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자동적으로 벗어나는 등 많은 혜택들이 호주수출업체들에게 주어졌다”며 미국과의 협정이 성공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농업분야 다수부문의 단계적 개방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장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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