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으로 귀국한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의 김영수 초대원장은 문화원을 태동시킨 장본인으로 지난해 4월 4일 개관 전부터 지금까지 열과 성을 다해 일해 그 결과 2011년 시드니한국문화원은 신생임에도 전 세계 문화원들 중 우수 문화원으로 뽑혔다.

지난 15일 김 전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하는 일은 무엇이든 쉬운 것이 없는 법이고, 선례가 없기 때문에 난관에 봉착하면 막막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문화원은 영화제, 공연, 전시, 교육 등을 통해 한국 현대문화와 전통문화를 호주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고 좋은 평가와 실효를 거두고 있다.

짧은 인터뷰에서 김 전 원장은 “난 개인적으로 한류라는 말이 그리 탐탁지 않다.
한류는 왔다 간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호주는 이제 한류가 점화단계를 끝내고 정착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일까? 그는 홍콩에서 ‘대장금’이 방영돼 큰 히트를 쳤듯 호주 공중파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상영되는 것을 추진하고자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주공영방송인 SBS-TV의 ‘팝 아시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대중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듯 한국문화의 인기와 이에 쏠리는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성과로는 ‘호주한국영화제’를 손꼽았다.
첫회는 문화원 탄생 전이라 시드니총영사관에서 주최했지만 지난해 8월 열린 ‘제2회 호주한국영화제’는 멜번까지 활동무대가 넓어지고 상영작도 늘어나는 등 규모가 커졌다.
이에 부응해 관객수도 늘어나 매해 엄청난 예산으로 ‘일본영화 페스티벌’을 운영하는 ‘재팬파운데이션(Japan Foundation)’의 제9회 때 영화제 실적과 맞먹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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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모든 실적은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해 준 문화원 직원들 덕택으로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문화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묻자 “우리가 연애할 때 손잡고 영화나 공연을 보러 가지 않는가? 한-호 양국도 진정성을 가지고 쌍방향 교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스며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스스로 정한 한국문화원의 비전은 ‘활발한 문화 교류로 한호 양국이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한국 현대와 전통문화 컨텐츠를 호주에 알리고, 정서적 교류를 통해 한-호가 유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또한 문화적으로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5세대나 2세대 한인들이 문화원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호주인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을 데리고 와 자랑스럽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참 가슴이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문화원이 주최한 행사들 중 하나가 끝나고 김 전 원장이 내게 “공연이 어땠는가”를 물어온 적이 있다.
나는 “공연을 보고 나오는 관객들의 얼굴에 써 있다”고 답해줬다.
문화는 서로 나누고 감정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공연의 성공과 실패가 관중의 많고 적음 보다는 그들의 표정에서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은형 기자 catherine@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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