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전공하는 한의사라는 이유 때문에 한방병원을 방문하시는 많은 분들로부터 “이러저러한 불편함을 위해서는 어떤 음식이 좋은가요?”라는 식의 질문을 흔히 받게되는데, 본 칼럼의 세번째 글에서 ‘음식조절과 편식’이라는 주제로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예전의 글을 다시 찾아서 읽으시는 불편을 덜어드리기 위해 이전 글을 요약해 드리자면, 많은 분들이 음식을 가려서 섭취하려는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오늘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조금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에 관해 생각을 해 보고자 한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상황에서부터 생각을 시작해 보자. 즉, “이러저러한 불편함에 대해서 이런저런 음식 또는 건강식품이 효과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고 가정을 해 보자. 이런 질문에 대한 가장 흔한 답변으로는 “언급된 이런저런 음식 또는 건강식품에는 요러조러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요런조런 효과를 갖고 있다.
따라서 요런조런 효과를 갖고 있는 요러저러한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이런저런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복용하게 되면 이러저러한 불편함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식이다.
이러한 조금은 식품영양학적인 해석방법에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로, 불편함의 해결방법으로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이 ‘음식 또는 (건강)식품’이라는 것이다.
즉, 이들은 우리의 입을 통해 섭취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
입으로 섭취되어야 한다는 것이 갖는 한계는, 아무리 좋은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우리가 섭취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몸에서 실제로 소화가 이루어지고 흡수가 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평소에 소화기능이 좋지 않으신 분들이나, 건강에 좋다는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드시는 중에 소화 기능에 장애를 가져올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다면, 아무리 좋은 것을 드셨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우리 몸에 흡수된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야 옳을 것이다.
똑같은 불편함으로 똑같은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드셨는데, 어떤 분은 효과를 보시고 어떤 분은 효과를 보시지 못하는 이유 중에, 소화 및 흡수 문제가 중요한 한가지 이유가 되는 것이다.
두번째로 고려해 보아야 할 사항은, 과연 그 음식 또는 (건강)식품에 포함된, 몸에 좋다는 성분이 우리 몸에서도 효과를 보일 것인가라는 점이다.
즉, 음식 또는 (건강)식품에 포함된 유효성분이라고 하는 것들의 ‘유효성’은 그 성분이 존재할 때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또는 (건강)식품에 그 유효성분이 아무리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몸에서 그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그 속에 포함된 유효성분을 그 형태 그대로 흡수하기 보다는 그 유효성분을 잘게 쪼갠 조각으로 흡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잘게 쪼개어진 조각으로 흡수된 유효성분이 우리 몸 속에서 다시 원래음식 또는 (건강)식품에 포함되어 있는 유효성분의 형태로 만들어져야만, 앞서 말했던 식품영양학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잘게 쪼개진 조각들이 다시 원래의 유효성분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즉, 아무리 몸에 좋다는 음식 또는 (건강)식품를 섭취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몸에서 그 섭취된 음식을 적절히 소화해 내고, 소화되는 과정에서 잘게 쪼개서 흡수된 유효성분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원래의 유효성분의 형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건강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건강에 좋다는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드시느라 열심히 노력하시고 적지 않은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가지셨다 하더라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가 선택한 것들이 음식 또는 (건강)식품이라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본인들이 선택한 이 사실을 쉽게 생각하시는 경향이 있다.
즉, 선택은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하시고, 효과는 ‘약’의 유효성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드시지 않으시는 것보다는 드시는 것이 건강의 유지 또는 불편함의 해결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인정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식 또는 (건강)식품을 드시고 효과는 약의 효과를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흔히 현미가 건강에 좋다고 한다.
하지만 현미로 된 밥을 드시면서, “약을 먹는다”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현미로 된 밥을 먹는 것이 병을 치료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자료제공, 월드씨티 한의원 02-9281-7311)조정훈(월드씨티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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