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관한 재미 있는 사실이 많다.
예를 들자면, 호주는 지구 상에서 가장 평평한 대륙이라는 점. 사람이 사는 가장 건조한 대륙이라는 점. 더욱 놀라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인의 물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점. 지구의 70퍼센트가 물로 이루어져 있기는 하지만 이 물을 언제나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 중 대부분이 바닷물 (97 ~ 97.5%)이며, 극히 일부가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담수 (2.5 ~ 3%)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담수의 70퍼센트가 얼음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정말 ‘새 발의 피’ 가 될까 말까 한 정도.우리가 이렇게 귀한 물을 남들보다 펑펑 쓰고 있는 것은 그 소중함을 아직 제대로 깨닫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구 상의 물은 증발 및 증산 작용을 통해 대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비로 내려 우리에게 돌아온다.
이런 순환 작용은 지구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방금 전에 마신 물 한 잔은 아마 수만 년 전에 공룡이 마시고 뱉어낸 그 물이었을 수도 있다.
물은 무한 청정 에너지인 태양열과는 다르다.
지구 상의 물이 계속 순환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항상 같은 양의 물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그 한정된 양의 물을 늘어나는 인구와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게다가 수질 오염, 토지 및 농지 개간, 도시 개발, 댐 건설, 강 수로 변경 등이 자연 환경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실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어려움에 기후 변화까지 합세하여 인류와 지구를 들볶는다.
지구 온난화 현상과 이상 기후 현상 때문에 호우 증가, 가뭄 지역 증가, 해수면 상승 등으로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농사에 악영향을 미쳐 식량난이 생기기도 한다.
새로운 전염병이 발병하거나 과거 전염병도 재발하고 있다.
물로 인한 재난은 상상 이상의 범위로 확대된다.
서서히 암담한 현실과 어두운 미래가 머리 속에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하는가?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지피지기이면 백전불패라고 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점을 파악한 후 나를 중심으로 우리 가정의 생활 습관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나아가 지역사회의 변화에도 적극 참여한다면 환경의 미래는 다시 밝아올 것이다.
소중한 물시드니 지역 물 공급의 80퍼센트는 와라감바 댐 (Warragamba Dam)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연중 강수량이 일정하지 않고, 해마다 변화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인공으로 물을 가둬놓고 필요에 따라 조절해 가며 이용하는 것이다.
비가 넉넉히 오면 상관 없겠지만 어떤 해에는 바닥이 갈라지도록 물이 마른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각 가정에서 물을 지혜롭게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생활 습관부터 바꿔라!가정에서 물을 가장 자주 그리고 많이 사용하는 곳은 욕실, 주방, 세탁실이다.
다음 표를 통해 나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올바른 방법을 알아보자.

현명한 쇼핑!절수형 수도꼭지 및 샤워꼭지를 구입하여 설치해보자. 수압은 같고 흐르는 물의 양만 다르다.
가정마다 사용하는 수도꼭지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구입할 때 잘 살펴봐야 한다.
화장실 변기에 물통을 넣어 사용해도 되지만, 변기를 교체할 계획이라면 누름 단추가 두 개 있는 절수형 변기를 설치하자. 물도 절약할 수 있고 수도요금도 절약할 수 있다.
드럼 세탁기는 일반 세탁기보다 물을 덜 소모한다.
세탁기를 바꿀 때가 되었다면 물과 전기를 아낄 수 있는 드럼형 세탁기로 교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환경과 가계에 이익이다.
세탁기나 식기 세척기 등 가전 제품에는 전기 효율성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별이 많을 수로 효율성이 높은 제품이다.
가전 제품 구입 시에 반드시 살펴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정부에서는 각 가정에서 현명하게 물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한편 엄격한 제도를 마련해 놓고 물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지키지 않는 개인(220불)과 사업체(550불)에는 벌금을 부과한다.


정원이나 잔디가 있는 가정에서는 그 위에서 세차를 해보자.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정원에 물을 주는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증발이 많이 일어나는 한낮을 피하여 효율적으로 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정원의 나무 주위에 톱밥 등을 깔아서 지면을 덮어 놓으면 물의 증발도 막고 잡초가 자라는 것도 막을 수 있다.
포장로에서는 물청소를 하지 말고 빗자루를 이용해야 한다.
사람은 인체에 1~3퍼센트의 물이 부족하면 심한 갈증을 느끼고, 5퍼센트가 부족하면 혼수 상태에 빠지며, 12퍼센트가 부족하면 사망에 이른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물을 사서 마신다는 것은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 장사를 했다는 말보다 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현재는 수퍼마켓에 가면 일반 식수에서 프리미엄급까지 각종 상표의 물이 층층이 진열되어 있다.
다이아몬드가 아무리 비싸고 귀해도 우리 목숨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한다.
지금 하루에 30분씩 물을 흘려보내며 샤워를 하다가는 다이아몬드를 주고도 물을 살 수 없는 날이 언제 올지 모른다.
귀한 만큼 그 값어치대로 소중하게 사용하자. 오늘 내가 마신 깨끗한 물 한 잔을 수억만 년 후 나의 후손도 마실 수 있도록.이계영(NSW 다민족커뮤니티위원회 환경교육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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