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칼럼을 통해 함께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기 시작한 지 한 달째이다.
과연 그동안 얼마나 여러분의 삶에 변화가 왔는지도 궁금하고, 에너지와 물을 절약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혼자 실천하기가 어렵다면 몇몇 이웃과 모임을 만들어 정보도 나누고 재미도 나누는 건 어떨까? 성냥개비 하나는 쉽게 부러져도 성냥개비 다발은 꺾기 어려운 법이다.
한인사회에 이런 환경 지킴이 다발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오늘 주제는 피하고 싶어도 피하기 어려운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비 생활이 계속 되는 한 끊임없이 생산되는 쓰레기, 과연 어떻게 줄여야 할까?2009년 통계청 (ABS) 발표에 따르면 호주의 일인당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606킬로그램이며, 이 수치는 캐나다 (411킬로그램), 독일 (555킬로그램), 영국 (574킬로그램)보다 높다.
'영예(?)'의 1위는 일인당 925킬로그램을 배출한 미국이 차지했다.
호주인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활 쓰레기를 많이 배출한다는 말이다.
배출된 쓰레기의 재활용 및 재사용 비율은 독일이 61퍼센트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호주 (40%), 미국 (33%), 영국 (31%), 캐나다 (29%) 순이다.
호주 내에서 비교해 봤을 때, 뉴사우스웨일즈(NSW) 주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양이 다른 주보다 높기는 하지만 인구가 가장 많은 주라는 점에서 수긍할 만하다.
문제는 배출된 쓰레기 중 매립지에 묻히는 쓰레기의 비율이 2위를 차지한 퀸즈랜드주(1,735,000톤)보다 월등히 높다는 데에 있다 (ABS, 2009).뉴사우스웨일즈주는 2,408,000톤의 쓰레기를 매립지에 묻었다.
호주는 쓰레기 처리 방식에 있어서 매립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재사용이나 재활용하지 않는 쓰레기는 매립지에 묻는다.
현재 뉴사우스웨일즈주에는 15개의 매립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시드니 주요 매립지 두 곳은 이스턴 크릭 (Eastern Creek)과 루카스 하이츠 (Lucas Heights)이다.
쓰레기 매립은 공기와 물, 토양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매립지의 쓰레기가 제대로 퇴비화하지 않고 부패되면서 메탄 가스가 방출되는데, 이는 지구 온난화에 일조하는 온실 가스 중 하나이다.
매립지에서는 메탄 가스뿐 아니라 악취나는 강한 산성의 침출수도 생성되는데, 이 침출수는 매립지에서 토양으로 배출되어 지하수 및 지표수를 오염시키고 있다.
가정에서 배출하는 일반 쓰레기(빨간 뚜껑 쓰레기통에 수거)는 모두 매립하며, 재활용 분류한 쓰레기도 분류 방법을 제대로 따르지 않아 오염 물질을 포함하고 있으면 결국에는 매립해야 한다.
실제로 재활용 분류한 쓰레기의 3 ~ 11퍼센트가 오염물 때문에 매립되고 있다 (Environment Protection and Heritage Council, 2009).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가정 쓰레기를 줄여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 안에서 좀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까?한국에서는 이제 ‘아나바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 운동이 시민들 사이에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심지어는 물물교환을 통해 ‘아나바다’를 실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까지 등장했다.
호주에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을 실천하는 방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 지금부터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벌이고 있는 뉴사우스웨일즈주의 가정 및 지역 사회와 한 배를 타보자.1.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먼저 생활 습관부터 살펴보자. 쓰레기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 소비를 통해 끊임없이 생겨나는 부산물이다.
소비 습관과 기본 생활 습관을 바꾸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제로 쓰레기(Avoid)* 쇼핑 목록을 작성하여 필요한 것만 구매한다.
*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한다.
* 과잉 포장한 제품은 피한다.
* 가능하면 리필 제품을 구매한다.
* 일회용품은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한다.
* 재활용 가능한 제품을 구매한다.
*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한다.
* 음식은 먹을 만큼만 만든다.
* 지렁이 양식이나 퇴비 만들기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
재사용(Reuse)* 옷과 장난감을 이웃과 돌려쓰거나 기증한다.
* 아직 사용할 수 있는 가전 제품, 가구 등은 중고 장터를 이용하여 판매하거나 기증한다.
* 고장난 제품은 수리해서 사용한다.
* 이면지를 활용한다.
* 가능한 경우 중고 제품을 구입한다.
* 버리는 대신 용도를 변경(물병 -> 화병)하여 사용한다.
* (예, 충전지)재활용(Recycle)* 재활용 분류 방법을 철저히 따른다.
* 재활용 자재로 만든 제품을 구입한다 (예, 재생 화장지, 재생 A4용지) 쓰레기(Disposal)매립2. 어디에서 줄일 것인가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 중 음식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40퍼센트이다.
뉴사우스웨일즈주에서 가구당 낭비하는 음식물의 양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1,000불에 이른다(Foodwise). 필요 이상의 양을 조리하느라 에너지도 낭비하고 다 소비하지 못해 쓰레기까지 생산하는 셈이다.
필요한 양의 식자재만 구입하고 적당량을 조리하여 남김 없이 먹자. 남은 음식은 바로 버리기 보다는 냉동했다가 먹거나 비빔밥이나 김밥 등 간단히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이게 바로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로 줄이는 정석이다.
이렇게 하고 남은 음식 쓰레기마저 버리고 싶지 않다면 가정용 지렁이 양식통 또는 퇴비통을 준비해 보자. 정원이 있거나 화초를 기르는 가정에서는 훌륭한 퇴비를 공짜로 얻을 수 있고, 이웃과 나눌 수도 있다.
정원에 물을 주거나 세차를 할 때 굳이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할까? 회수 (greywater)는 가정에서 나오는 생활하수이다.
빨래, 설거지, 샤워 등을 하고 나오는 회수를 정원 등에 용수로 이용할 수 있다.
설거지 후 마지막 헹굼 물은 정원이나 화초에 물을 줄 때 쓰거나 바닥 청소를 할 때 사용해 보자. 샤워를 할 때에도 양동이를 받쳐 놓았다가 마지막 물을 이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팔꿈치와 무릎에만 구멍이 나는 장난꾸러기 아들 녀석의 옷, 유난히 엄지 발가락에만 구멍이 나는 남편의 양말. 버리고 새것을 살 것인가, 헤어진 곳을 꿰매어 적정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할 것인가? 그 옷과 양말을 만들 때 소모한 자재와 에너지를 생각하고, 버렸을 때 생길 쓰레기를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재활용 자재를 이용한 제품이 제구실을 못할 거라는 선입견은 버리자.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얼마든지 제 역할을 하는 제품이 시장에 나와있다.
재활용 제품을 이용하면 원자재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소비하는 물과 전력도 아낄 수 있으며, 매립하지 않고 재활용한 자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쓰레기 처리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다.
이면지나 공병을 활용한다든지 가능한 경우 새로 사지 않고 빌려쓰고 나눠 써도 이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리필이 가능하거나 재충전이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쓰레기를 줄이는 첫 단계이다.
집에서 늘 사용하는 세제류의 경우 작은 통을 매번 사는 것보다는 대량으로 구매하여 계속 덜어 쓰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고 환경에도 득이다.
건전지에 포함된 유해 물질을 생각해 보자. 아이들 장남감에 쓰이는 건전지부터 TV 리모콘, 알람 시계에 들어가는 건전지까지 모두 충전지를 사용한다면 비용 절감은 물론, 이 작은 실천 하나로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삶의 실천에 크게 일조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재활용 방법 및 기타 쓰레기 처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혹시 처리하는 방법을 몰라 짐이 되고 고민이 되는 쓰레기가 있다면 8월 20일까지 이메일 (korean@eccnsw.org.au)로 문의하자. 카운슬마다 처리 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문의할 때는 반드시 거주 주소 또는 지역을 명시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음 호 칼럼에서! 지속가능한 삶, 그 실천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이계영(NSW 다민족커뮤니티위원회 환경교육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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