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칼럼이 나간 후 2주 동안 독자들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변화가 있었기를 바라며 두 번째 ‘쓰레기(?)’ 이야기를 시작해 보련다.
참, 칼럼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나누고 싶은 이야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보내주시기를. 지난 5월에 한국에 다녀왔다.
엄마의 쓰레기통.배즙 상자, 두유 상자, 크리넥스 상자. 엄마는 이런 종이 상자를 반으로 자르거나 윗부분을 자른 후 쓰레기통으로 이용하고 계셨다.
나도 환경 교육을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 게 사실이다.
집안 몇 군데에 놓인 이 종이 쓰레기통은 각각 분류하는 품목이 달랐다.
종이 상자는 그렇게 제 2의 인생을 살다가 수명을 다하면 재활용통으로 들어갔다.
쓰레기를 안 남기는 쓰레기통이었다.
그리고 돌아온 시드니.일단 안 입는 옷가지며 짐을 모두 가방에 쌌다.
일부는 휴일날 집 앞에서 팔고, 일부는 자선단체로 가져가기 위해서다.
옷가지는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을 수 없다.
일반 쓰레기통에 넣으면 매립지만 더 차지할 뿐이다.
낡은 옷도 가볍게 세탁만 하면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자선단체에서는 낡아서 팔 수 없는 의류 등을 가공업체에 판매해 수익을 남기고, 쓰레기가 될 뻔했던 의류는 산언용 깔개 등 부산물로 재탄생한다.
우리 동네에서는 계절마다 한 번씩 ‘물물교환의 장’이 선다.
동네 주민들끼리 옷을 돌려입는다고 보면 된다.
한 친구는 자기 옷을 가져간 사람이 그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봤다며 다시 입고 싶어지더라면서 다음에 그가 그 물건을 내놓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구도 정리했다.
대단한 건 없지만 의자와 DVD 플레이어를 버리기로 했다.
가구류나 가전 제품류는 거주 지역의 수거일(드랍오프 데이, Drop-off Day)에 내놓거나, 카운슬에 전화를 걸어 수거를 문의하거나, 가까운 재활용 센터에 가져다 놓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아직도 쓸 수 있는 물건이라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가져가도 좋다는 메모를 붙인 후 딱 30분 정도만 밖에 두기로 했다.
15분도 채 안돼 사라졌다.
지난 번에는 우리 집 거실 소파가 너무 낡고 더럽다고 친구의 어머님이 중고 소파를 한 세트 가져다 주셨다.
넓지 않은 거실이라 일단 낡은 것은 뒷마당 천막 아래에 두고, 카운슬에 문의한 뒤 처리했다.
그냥 집 앞 길가에 내놓았다가는 폐기물 불법 투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체국이나 가까운 은행, 휴대폰 매장에 가면 휴대폰 수거함이 있다.
집에서 굴리다 매립지로 향하게 하지 말고 바로 수거함에 넣자. 다 쓴 레이저 토너 및 잉크젯 프린터 카트리지는 우체국이나 전자 제품 매장에 가져다 준다.
쓰고 남은 화학 제품류를 처리하려면 클린아웃 데이(CleanOut Day)를 이용한다.
마룻바닥 청소용 세제, 폐건전지, 폐형광등, 자동차 오일, 정원 제초제, 물감, 가스통, 수영장 살균소독제 등은 가정에서 흔히 나오는 화학 폐기물이다.
전용 수거통을 마련해 모아두었다가 클린아웃 데이에 내놓으면 카운슬에서 수거한다.
영어로 문의하기 불편한 경우 통역서비스 번호인 131450에 전화한 다음 통역사를 요청하고 해당 카운슬 전화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
‘까짓 것 재활용이야 누구나 다 하지.’ 과연 그럴까? Q. ‘100% biodegradable (100% 생분해되는)’ 이라고 쓰인 비닐 봉투나 기저귀는?A. 모든 비닐 봉투나 기저귀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다.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지 말자.Q. 50센트 동전보다 작은 병뚜껑은?A. 플라스틱 뚜껑이라도 크기가 50센트보다 작으면 너무 작아서 재활용 분류 기계로 처리할 수가 없다.
이런 뚜껑은 일반 쓰레기통에 넣자. 플라스틱통은 뚜껑과 분리해 수거함에 넣어야 기계 안으로 들어가다가 터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Q.피자 상자는?A. 피자 상자는 음식물이 지저분하게 묻어 있지 않은 경우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는다.
상자 뚜껑이 음식 찌꺼기로 더럽다면 뚜껑만 잘라 일반 쓰레기통에 넣고 아랫부분은 재활용한다.
Q.도자기류나 깨진 병은?A. 모두 일반 쓰레기. 특히 깨진 병은 사고 방지를 위해 신문지 등에 싸서 일반 쓰레기통에 넣자. Q.고기나 야채 포장에 쓰는 스티로폼 받침대는?A. 스티로폼류는 무조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일반 쓰레기통에 넣는다.
Q.쿠킹 호일이나 알루미늄 트레이는? A. 알루미늄은 무엇이든 재활용이 가능하다.
쿠킹 호일은 공처럼 뭉쳐서 버려야지 기계로 처리하기가 쉽다.
가벼워서 이리저리 날아다닐 수 있기 때문. 캔음료, 가공햄이나 어패류를 담았던 캔, 알루미늄 병뚜껑까지 재활용통에 넣는다.
Q.주사바늘은?A. 함부로 쓰레기통에 넣었다가는 누군가가 다칠 수 있다.
약국에 가면 주사바늘을 넣는 노란통을 살 수 있다.
이 통에 모았다가 가까운 공립 병원 (public hospital)에 가져가면 된다.
기본적인 재활용 방법은 카운슬에서 나눠주는 포스터 등을 보고 파악이 가능하지만 숨은 복병이 있는 게 사실이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한 쓰레기가 있다면, 거주 지역 관할 카운슬에 문의하도록 한다.
카운슬마다 처리 방법이 약간씩 다를 수 있고, 정기 수거일도 다르기 때문에 가장 정확한 정보는 카운슬에 문의해야 얻을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삶의 실천과 성취,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이계영지속가능한 삶 지원 프로젝트(Sustainable Living Project, SLP)는 NSW 다민족 커뮤니티 위원회 (Ethnic Communities’ Council of NSW, ECC)에서 NSW 환경청 (NSW Office of Environment and Heritage)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며,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지닌 지역 사회에 각 언어로 다양한 주제의 환경 교육을 제공합니다.
칼럼 관련 문의, 환경 워크샵, 환경 정보 문의는 한국어 환경 교육 담당자에게 전화 (02-9319-0288)나 이메일 (korean@eccnsw.org.au)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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