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칼럼에서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지면을 통해 나눈 짧은 이야기였지만 누군가에게는 내가 사는 주변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자연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더욱 지속가능한 삶을 시작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나눌 이야기는 생물다양성이 실제로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일상 생활 속에서 이 생명의 귀한 열쇠를 지켜내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호주를 찾는다.
코알라와 캥거루도 만나고 아름다운 해변과 푸르른 녹지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관광객뿐이랴. 정원이 있는 가정에서는 무엇을 심을까, 어떻게 가꿀까 궁리하며 잘 가꾼 정원에 찾아드는 작은 동물과 새를 보고 심신의 안정과 더불어 즐거움을 만끽한다.
생물다양성이 파괴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삶에 있어서 커다란 즐거움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욱 질 높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생물다양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생물다양성은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실제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자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피부 이식 수술을 한 환자의 접합 부위에 거머리를 올려놓으면 거머리가 피를 빨면서 새 조직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된다.
이식 수술 후에는 혈액이 응고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거머리를 이용하면 모세혈관까지 3시간 이상 피가 흐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구더기. 상상만 해도 징그러울 수 있겠지만 못난 자식이 효자 노릇한다고 욕창이나 창상, 화상, 당뇨발로 인한 괴사 치료에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 바로 구더기이다.
괴사 부위에 구더기를 넣은 거즈를 붙이면 구더기가 괴사 조직을 떼어 먹는다.
이 때 구더기가 분비하는 소화효소 덕분에 새 살도 빨리 돋는다.
구더기는 괴사한 조직만 먹기 때문에 괴사 조직과 건강한 조직을 구분하기 어려울 때 크게 도움이 되는 요법이다.
평소에는 반갑지 않은 거머리와 구더기이지만 인간과 공존하면서 이렇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벌거숭이 산에는 나무를 심어야 침식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망그로브가 자라는 지역이 쓰나미의 피해를 가장 적게 입기도 했다.
나무나 관목, 풀, 토양은 자연 정수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무가 많은 지역의 식수 전용 저수지가 더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
이런 지역의 물을 이용하면 정수 처리비가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식물은 낮 동안 산소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어떤 식물은 오염물질까지 흡수한다.
그래서 녹지가 많은 곳에 공기가 맑다고들 하지 않는가. 벌과 나비 등은 이런 식물의 수분을 도와주고, 지렁이 등은 토양을 비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이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을까?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살충제를 사용하지 말자. 과실수는 그물망을 이용해 보호하고, 함께 기르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식물을 심는다.
예를 들어, 금송화와 토마토를 함께 심으면 금송화의 강한 향이 진딧물을 억제해 주는 효과가 있다.
양배추와 감자를 함께 심으면 양배추가 감자의 성장에 피해를 주는 진딧물을 쫓을 수 있다.
정원에 나타난 블루텅을 쫓아내지 말자. 식물을 갉아먹는 달팽이의 천적이며, 위험하지 않은 동물이다.
새나 동물에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지 않는다.
서큘러 키에만 가도 이미 사람이 먹는 음식에 맛을 들인 갈매기가 떼를 지어 기다리고 있는데, 이러한 음식 때문에 동물이 병에 걸리고 있다.
포섬 턱에 덩어리가 생긴다거나, 도심에 비정상적으로 갈매기의 수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비정상적인 먹이 때문이다.
우리집 정원뿐 아니라 사는 지역에서도 토종 식물을 기르자. 생물다양성이 증가하면 생태계도 건강해진다.
토종 식물은 토종 동물에 먹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동물이 정원으로 찾아들게 해준다.
이웃과 함께 식물을 가꾸는 데에 관심이 있다면 혼스비(Hornsby), 라이드(Ryde), 버큼힐스(Baulkham Hills),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시드니(Sydney), 쿠링가이(Ku-ring-gai) 등 NSW주의 많은 카운슬 지역에서 운영하는 커뮤니티 종묘장 (community nursery)에 참여해 보면 어떨까?정원 쓰레기의 처리도 중요하다.
정원에서 뽑은 잡초나 정원을 손질하고 나온 풀 쓰레기를 무턱대고 근처 숲 지대에 갖다버리면 새나 동물이 정원 쓰레기 안의 씨앗을 퍼뜨려 정원에서 기르던 식물과 잡초가 이 지역에 퍼지면서 생물다양성을 파괴할 수 있다.
정원에서 나온 쓰레기는 녹색 뚜껑의 쓰레기통에 버리자.해로운 잡초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시드니 시티 카운슬 웹 사이트 (http://www.cityofsydney.nsw.gov.au/Environment/PlantsAndAnimals/CurrentStatus/NoxiousWeeds.asp)에서 사진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 동물은 잘 통제해야 한다.
고양이 목에는 최소 두 개의 방울과 반짝이는 목띠를 달아 다가오는 고양이를 새가 알아챌 수 있도록 한다.
밤에는 고양이를 집 안으로 들여놓아 날다람쥐와 같은 작은 동물을 보호한다.
고양이는 사냥 본능을 갖고 있어서 먹이를 충분히 먹었더라도 사냥을 하는데, 특히 토종 야생 동물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시간인 석양이나 동틀 무렵에 사냥 활동이 활발하다.
마당에 고양이용 우리를 설치하고, 목띠에 방울을 달며, 신원 정보를 담은 마이크로 칩을 이식한다.
정원에 야생 동물을 위한 장소를 만들어 주자. 예를 들어, 블루텅이 개를 피할 수 있도록 파이프나 돌을 놓을 수도 있고, 포섬이 쉴 수 있는 포섬 상자를 설치하거나 바구니를 이용해 다람쥐 쉼터를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
정원이나 발코니에 새를 위해 목욕용 물쟁반을 설치할 수도 있다.
일상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정성을 담은 세심한 배려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나와 이웃을 위해 건강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이계영 (NSW 다민족커뮤니티위원회환경교육담당자) 지속가능한 삶 지원 프로젝트(Sustainable Living Project, SLP)는 NSW 다민족 커뮤니티 위원회 (Ethnic Communities’ Council of NSW, ECC)에서 NSW 환경청 (NSW Office of Environment and Heritage)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며,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지닌 지역 사회에 각 언어로 다양한 주제의 환경 교육을 제공합니다.
칼럼 관련 문의, 환경 워크샵, 환경 정보 문의는 한국어 환경 교육 담당자에게 전화 (02-9319-0288)나 이메일 (korean@eccnsw.org.au)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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