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 건물병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2, 30년 전만 해도 흔히 들을 수 없던 이런 단어가 이제는 일상어가 되어버렸다.
아토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은 환경오염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성 질환이고 새집증후군과 건물병증후군은 일종의 화학물질 과민증상으로 실내 공기 중의 특정 화학물질이나 여러가지 화학 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인체에 해를 끼치는 현상이다.
흔한 증상으로는 눈, 코, 목의 자극, 두통, 어지럼증, 가려움증, 쉽게 찾아오는 피로감이 있고 심하면 천식, 급성폐렴, 고열 등이 유발된다환경오염물질이라고 하면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과 오수, 농약 및 살충제의 화학 물질, 쓰레기 매립지에서 나오는 침출수와 메탄가스 등을 연상하지만 건물이나 가구를 만드는 자재에 포함된 화학 물질과 건물 청소에 이용하는 화학용 세제도 환경오염물질을 방출한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자재와 이 집을 청소할 때 사용하는 화학 세제가 환경성 질환의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내 공기 오염은 건축 자재나 접착제, 페인트, 마감재, 페인트 시너(paint thinner), 카페트 뒷면, 청소용 세제, 화장품, 에어로졸 등에서 방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주범으로 꼽힌다.
실내 공기 오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러한 오염원을 제거하거나 줄이는 것이다.
(Safer Solutions, What are 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사실상 집을 새로 짓지 않는 이상 건축에 이용한 접착제 등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을 제거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화학 세제나 살충제만 사용하지 않더라도 집 안에서 지속적으로 방출되는 화학물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강력한 화학 세제로 먼지는 커녕 세균 한 마리 없이 깨끗하게 집을 유지하는 ‘청소 마니아’에게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에게 총을 빼앗겠다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무균’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면역 체계가 더 약하다는 가설이 이미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총이 없이도 승리할 수 있는 고도의 전략이 있으니 잠시만 기다리시라. 가정에서 방출되는 화학오염물질은 우리의 건강에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도 해로운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하수구에 버리는 물은 강이나 하천으로 흘러드는데 가정 하수구에 오염된 물을 흘려보낼 때 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로는 인산과 염분, 용매제, 광학표백제가 있다.
인산은 조류(algae) 번식을 촉진하는데 물 속의 산소량을 감소시켜 수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한다.
주방 및 청소용 세제에 포함된 소듐 등의 염분은 강과 토양의 염도를 높이고 살균제와 유리용 세제, 바닥용 세제에 포함된 용매제는 수중 생물을 죽이고 강이나 하천을 흐리며 동식물 표면을 코팅한다.
옷감 색상을 더욱 밝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형광 염료인 광학표백제 역시 토양과 물을 오염시킨다.
(SLP, Natural Cleaning, 2012)현재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학 세제가 몇 개나 있는지 생각해 보자. 3-4가지 이상이라면 너무 많다.
쓰고 남은 세제를 일반쓰레기통에 버리거나 하수구 또는 정원에 흘려버린 적이 있는가? 쓰레기 문제를 다뤘던 칼럼에도 언급했듯이 주거 지역 관할 카운슬의 클린 아웃(Clean Out) 데이를 이용하여 화학 쓰레기를 처리해야 한다.
천연 세제를 사용해 보자. 비용과 시간 절약은 물론 청소 효과도 탁월하고 건강과 환경에도 이로운 일거다득(一擧多得)이다.
실내에서 화초를 기르는 것도 공기를 정화하고 독소를 제거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니 효과적인 실내 화초로는 무엇이 있는지 취향에 맞춰 한번 찾아보기 바란다.
(Sutherland Shire Council, Green Cleaning)천연 세제라고 하면 막막하게 들리기도 하고 혹시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지 않을까, 보관하기 어렵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머릿속이 어지럽기 시작한다.
사실 천연 세제는 자연에서 나온 가공하지 않은 재료, 먹을 수 있는 재료, 건강과 환경에 해가 없는 재료를 그대로 이용하거나 한 두 가지 섞어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쌀뜨물을 보자. 밥을 지을 쌀을 씻으면 나오는 물이다.
이 물을 모아두었다가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해보자. 세제를 사용하는 대신 쌀뜨물에 음식물 찌꺼기가 묻은 그릇을 담고 수세미로 닦는다.
기름기가 남을까 걱정했다면 귓가에 들려오는 뽀드득 소리를 확인하고 마음을 놓으시길. 화학 세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깨끗한 물로 한 번만 헹궈도 된다.
마지막 헹굼 물 역시 화학 성분이 없으니 행주를 빨고 나서 화초나 정원에 줘도 된다.
다음 칼럼에서는 천연 세제를 만드는 방법과 그 용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집에 식초(white vinegar), 베이킹 소다(Bi-carb soda), 레몬, 극세사 걸레(microfiber cloths) 정도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방법을 소개할 계획이니 2주 후에도 채널 고정!이계영 (NSW 다민족커뮤니티위원회환경교육담당자) 지속가능한 삶 지원 프로젝트(Sustainable Living Project, SLP)는 NSW 다민족 커뮤니티 위원회 (Ethnic Communities’ Council of NSW, ECC)에서 NSW 환경청 (NSW Office of Environment and Heritage)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며,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지닌 지역 사회에 각 언어로 다양한 주제의 환경 교육을 제공합니다.
칼럼 관련 문의, 환경 워크샵, 환경 정보 문의는 한국어 환경 교육 담당자에게 전화 (02-9319-0288)나 이메일 (korean@eccnsw.org.au)로 하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