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을 시간이 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집집마다 연말연시 선물 및 음식 준비로 바쁘기 마련인데, 그래서 오늘은 친환경 연말연시 준비 방법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한다.
지난 달에도 잠깐 소개한 적이 있는 비영리 환경 단체 ‘플래닛 아크’(Planet Ark)에서 권장하는 연말연시 녹색 쇼핑 방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자.평소보다 많은 양의 쇼핑을 하는 12월이야말로 친환경 생활 습관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일단, 맥락은 이미 살펴본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과 같다.
가계와 환경에 모두 도움이 되는 작전을 세우려면 쇼핑 전 계획이 중요하다.
쇼핑 목록을 작성하고 적어도 두세 번은 다시 읽어보자. 반드시 필요한 것만 산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 가능하면 선물이든 식품이든 포장이 간소한 것을 구입하고 대용량을 사서 이웃과 나누는 방법도 고려하자. 우리 정서상 음식은 남는 것이 모자른 것보다 낫다고 하지만, 적정량의 음식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다.
남아도 재조리 등을 통해 재활용이 가능한 음식을 위주로 준비하고, 남으면 버릴 수밖에 없는 음식은 피하거나 정말 필요한 만큼만 준비하자. 서양의 칠면조 샌드위치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복싱 데이(Boxing Day)에 생겨났다고 한다.
남은 칠면조 고기를 멋지게 처리한 셈이다.
잔치 후 남은 잡채나 불고기, 만두 등을 360도 변신시켜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면 서양이나 동양이나 생각하는 바는 비슷한 모양이다.
연말연시 선물은 화려한 과대 포장이 특징이다.
우리는 알찬 알맹이를 준비해서 집에 있는 포장지로 간소하게 포장하고 올해 받은 선물의 포장지는 내년을 위해 곱게 보관해 두자. 나만의 개성을 발휘해 신문지 등 주변 재료를 이용해 포장할 수도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 중에는 유난히 일회성 물건이 많은데 가능하면 두고두고 쓸모있는 것으로 고르자. 아직 글을 모르는 딸이 받은 책을 주변의 더 큰 아이에게 선물하는 것은 흉이 아니다.
선물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민? 크리스 크링글 (Kris Cringle)로 해결하자! 예를 들어, 7명 가족이 선물을 준비하는 경우, 각자 원하는 선물을 종이에 적은 다음 한 개씩 뽑아서 나온 선물을 준비하면 된다.
부담은 줄면서, 모두 원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원하는 선물 대신 이름을 적어도 된다.
가족, 학교, 모임 등 인원이 많을 때 효과적이다.
친환경 방법 및 재료로 만든 제품을 고르자. 근교에서 재배한 식자재와 재활용 재료로 만든 물건 등 구매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확인하면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지킬 수 있다.
인기 선물 아이템 중 하나인 양초는 직접 만들 수도 있고 친환경 밀랍 양초를 구입할 수도 있다.
잼이나 피클을 손수 만들어 예쁜 병에 담아 선물하면 그 정성에 감동이 배가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선물할 장남감이 일회용 건전지를 사용하는지 살펴보자. 가능하면 건전지가 필요없는 제품을 고른다.
장남감 대신 충전지와 충전기로 실용적이고 교육적이면서 재치 넘치는 선물을 해보는 건 어떨까?이렇게 여기저기를 들리며 쇼핑을 하다보면 결국 양손에는 비닐봉지가 넘쳐나기 마련이다.
집에서 미리 여러 개의 장바구니나 쇼핑백을 준비하여 비닐 봉지 갯수를 줄이자.선물 고르기가 어렵다? 이런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주는 방법이 있다.
물건만이 선물이 아니다.
각종 서비스 쿠폰, 공연 티켓, 상품권 등은 실패할 염려도 적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영리한 선물이다.
식사 등을 대접하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매년 크리스마스 장식을 새로 구입해 왔다면, 올해는 두고두고 쓸만한 장식을 구입하자. 매년 낭비하는 비용과 배출하는 쓰레기를 생각하면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장만하는 게 이익이다.
가족들과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직접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면 연말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는다.
마지막으로 연말연시에 열리는 각종 모임 및 파티 후 뒤처리를 제대로 하자. 지난 해에는 일회용 용기며 남은 음식, 플라스틱 음료병 등을 모두 한꺼번에 쓰레기통에 싹쓸어 넣었다면 올해에는 일회용 용기를 피하고, 재활용 가능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확실히 구분해서 처리하자. 남은 음식은 손님들에게 싸주는 등 음식 쓰레기를 가능한 한 최소로 줄이자. 이게 바로 환경과 새해를 보다 뜻깊게 맞이하는 방법이다.
호주동아일보 독자와 함께 맞는 ‘그린 (Green)’ 연말연시를 위하여!이계영(NSW 다민족커뮤니티위원회 환경교육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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