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에 호랑이가 담배 피우고, 내가 학교에 다니던 그 시절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등교 전에 동네에 나가 쓰레기도 줍고 잡초도 뽑던 ‘애향단’이란 게 있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 학교 친구들이 한 조가 되어 눈꼽도 제대로 안 뗀 부시시한 얼굴을 하고 모여서는 수다 반, 청소 반으로 아침잠을 깨우고 등교하던 시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환경을 위한 내 생에 최초의 기부 활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이 비슷한 동네 청소 행사가 전국 청소, 세계 대청소의 날로 성장한 예가 호주에 있다.
1987년, 평범한 호주인 이안 키어넌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요트로 세계 일주를 하는 BOC 챌린지 대회 (現 벨룩스 5 오션스 대회) 참가해 항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안은 세계 곳곳의 바다에서 마주치는 쓰레기와 오염된 바다를 보며 큰 실망을 안고 돌아온다.
그리고 2년 후, 내 집 앞 ‘바다’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에 시드니 항 청소라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 소박하면서도 현실적인 아이디어가 4만명 시드니인의 지지를 얻어 마침내 1990년 1월 21일에 첫 번째 ‘클린업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가 공식적으로 탄생한다.
전국 대청소의 날인 ‘클린업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매년 3월 첫째 주 일요일에 열리며, 2013년 호주 대청소의 날은 3월 3일 일요일이다.
올해에 열리는 클린업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행사 일정 및 참여 방법은 다음과 같다.
클린업 데이커뮤니티 클린업 데이:2013년 3월 3일 일요일스쿨 클린업 데이:2013년3월 1일 금요일비즈니스 클린업 데이:2013년2월 26일 화요일참가 방법청소 지역 등록:원하는 지역을 선정하여 청소 지역 관리자로 등록- 웹 사이트 (http://www.cleanupaustraliaday.org.au/) 및전화1800 CUA DAY (282 329)로 등록자원봉사자 등록: 등록된 청소 지역에 자원봉사자로 참여- 웹 사이트 (http://www.cleanupaustraliaday.org.au/join/) 등록 및 당일 등록 모두 가능기부: 지역 및 개인의 클린업 활동, 클린업 오스트레일리아를 지원하는 금전적- 웹 사이트 (http://www.cleanupaustraliaday.org.au/donate/)를 통해 참여예를 들어, 환경자원봉사단체인 진우회는 올해 키싱 포인트에서 활동을 벌일 예정으로 이미 청소 지역을 등록해 놓았다.
여기에 동참하려면 웹 사이트 (http://www.cleanupaustraliaday.org.au/join/)에서 장소 (Location)란에 Kissing Point를 입력하거나 지역 관리자 (Site Supervisor)란에 Austin Kim을 입력하고 검색 (Search)을 누르면 된다.
참여 방법은 참가 (Join) 또는 기부 (Donate) 두 가지로 나뉘며 원하면 해당 단추를 눌러 세부 정보를 입력하면 등록을 마칠 수 있다.
또한, 청소 지역명CleanUp KissingPoint2013을 클릭하여 지도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일년에 한 번 이상 함께 모여 청소를 하고 싶다면 ‘클린업 에브리데이’를 이용하자. 매주, 매월, 격월, 계절별 등 정기적으로 날을 정해서 활동을 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비슷하다.
청소 지역을 등록한 후 청소 준비물을 지급 받고, 함께 청소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활동하면 된다.
청소 준비물을 받으려면 2주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등록을 해야 한다.
물론 청소 지역을 등록하지 않더라도 등록된 지역에 개별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다.
행사 당일에 지역 관리자가 지급 받은 청소 준비물을 자원봉사자들에게 나누어 주겠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모자, 장갑, 자외선 차단제, 물, 선글라스 등을 반드시 챙기자. 특히, 앞이 막힌 신발 등 날씨와 목적에 적합한 복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3년 3월 3일 일요일을 값진 땀을 흘리며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면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과 함께 혹은 나 혼자서라도 클린업 데이에 동참해 보자. 이날 하루가 시발점이 되어 내가 바뀌고, 우리 가정이 바뀌고, 지역 사회가 바뀌어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안고서.이계영(NSW 다민족커뮤니티위원회 환경교육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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