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 퐁당 뛰어들어도 전혀 추울 것 같지 않은 날씨의 연속이었다.
그 푸른빛이 하늘 같은 바다, 바다 같은 하늘. 이 모두 감사한 마음뿐이고, 아름다운 자연을 소중히 다루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의기충천하게 되는 9월이다.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지난 달에 시작한 퇴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마저 알아보자. 퇴비통에는 질소류와 탄소류를 1대 2의 비율로 넣어야 하며, 어떤 종류의 내용물을 넣을 수 있는지 까지 지난 달에 알아보았다.
그럼, 이 내용물을 통 안에 어떤 순서로 쌓아야 할까? 순서는 이렇다.
1. 일단 퇴비통 바닥에는 잔가지를 15cm 가량 깔아서 배수를 원활하게 해준다.
2. 그 위에 약간의 퇴비를 깔아 준 다음 정원 쓰레기 (탄소류)를 넣어 토대를 만든다.
3. 이제 본격적으로 퇴비로 변신할 쓰레기를 넣을 차례다.
음식 쓰레기 (질소류)와 정원 쓰레기 (탄소류)를 1대2의 비율로 섞어서 토대 위에 올린다.
4. 그 위에 물을 약간 뿌린다.
5. 마지막으로 젖은 신문지나 포댓자루(황마 자루나 커피콩 담는 자루 등)로 덮고 뚜껑을 덮는다.
다음 번에 음식 쓰레기를 퇴비통에 추가할 때는 퇴비통의 내용물을 한 번 잘 섞어준 후 3-5단계만 반복하면 된다.
퇴비통 내용물 사이사이로 공기가 잘 통하도록 내용물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섞어 주어기만 하면 안에서 열이 발생하며 건강한 퇴비(흙)가 만들어진다.
퇴비통이 꽉 찼을 때는 음식물 찌꺼기를 더 넣지 말고 통 안의 쓰레기가 분해될 때까지 필요에 따라 물만 더 뿌려주며 기다린다.
분해 속도는 내용물의 양, 퇴비의 건강한 정도, 온도 상승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겨울에는 분해가 느려진다는 점을 기억하자. 필요하면 분해 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우분(소똥)을 넣을 수도 있다.
퇴비통이 크면 전체적으로 잘 섞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상점이나 카운슬에서 판매하는 대형 스크류 형태의 도구를 사용하면 쉽게 전체 내용물을 섞을 수 있다.
좋은 퇴비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네 가지는 지속적인 생명활동, 영양분을 골고루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구성 물질, 통기성, 적절한 수분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퇴비를 섞어주고 그 위에 젖은 포대나 신문지를 덮어 수분을 유지한다.
내용물이 너무 건조하면 물을 뿌리고, 물기가 너무 많으면 정원 쓰레기나 잘게 찢은 종이를 추가하면 된다.
정원을 손질하고 남은 나뭇가지 자투리나 낙엽을 모아서 퇴비통 옆에 두고 음식 찌꺼기를 넣을 때마다 같이 넣을 수 있도록 하면 편리하다.
어느 날 봤더니 퇴비통 안의 내용물이 흙냄새가 폴폴 나는 검은색 비옥한 흙으로 변했더라. ‘작품 완성’이다.
잘 만들어진 퇴비에서는 신선한 흙내가 난다.
이 ‘작품’을 꺼낼 때는 퇴비통에 달린 작은 문을 열고 삽이나 모종삽을 이용하여 아래쪽에서부터 꺼내자. 통을 기울여 모종삽으로 아래쪽에서 퇴비를 꺼내도 된다.
맨 위쪽에 있는 내용물은 가장 최근에 넣었기 때문에 아직 분해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퇴비는 영양분의 농축물이므로 반드시 다른 흙과 함께 섞어서 사용해야 한다.
사실 퇴비통 설치를 고려할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악취와 쥐나 바퀴벌레 문제이다.
퇴비통 안에 수분이 너무 많거나, 공기가 부족하거나, 산성도가 높으면 나쁜 냄새나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이런 경우에는 내용물을 잘 섞어주고, 마른 정원 쓰레기 등 탄소류 내용물을 첨가하며, 정원용 석회로 산성도(pH) 균형을 맞춰주면 해결할 수 있다.
쥐나 바퀴벌레가 많은 동네에서는 이런 손님들이 퇴비통을 방문할 수도 있다.
일단 뚜껑이 빈틈없이 잘 닫히는지 확인하자. 퇴비통 안쪽으로 닭장용 철망을 땅에 심어가며 둘러 세우면 쥐가 통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퇴비통 주변에 민트를 심거나 페퍼민트 오일을 두어도 효과가 좋다.
쥐가 좋아하는 탄수화물, 당류, 고기류는 처음 퇴비를 만드는 가정에서는 가급적이면 통에 넣지 말자. 바퀴벌레는 따뜻하고 건조하고 조용한 곳으로 숨어든다.
퇴비통 내용물을 잘 섞어주고, 수분을 적절히 유지해주면 해결할 수 있다.
동애등에 유충 (soldier fly larvae)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구더기와는 다르다.
더 짙은 갈색이고, 악취를 유발하지 않는다.
여름에 흔하며 퇴비 자체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퇴비통에 이런 애들이 살면 산성도가 약간 높다는 신호다.
제거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없고 그냥 두면 몇 주 후에 죽어 없어진다.
곧 한가위도 다가오는데 지난 몇 달간의 칼럼 내용을 바탕으로 음식 준비부터 음식물 쓰레기 처리까지 미리 준비하여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해보기 바란다.
이계영(NSW다민족커뮤니티 위원회 환경교육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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