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좋습니다.
기대해 주세요.”호주오픈 대회 참가차 시드니를 방문한 김우현(22) 프로골퍼는 지난 26일 호주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프로는 이날 아침 로열시드니골프장 내 코스에 나와 티샷을 연습했다.
그는 7세에 골프를 시작,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2007-2008년)와 상비군(2009-2010년)을 거쳐 2010년에 프로에 입문한 유망주다.
2011년 11월 호주프로골프투어에 한 차례 참가한 바 있는 그는 이 대회가 호주에서 참가한 2번째 대회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연습을 하러 나온 김 프로의 표정은 매우 밝았고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2011년 코리안투어 상금랭킹 74위, 2012년 56위, 그리고 올해 현재 44위를 기록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는 국내랭킹 순으로 총 8명에게 참가자격이 부여됐지만 많은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 비용 등을 이유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우현 프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망설임 없이 출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담 스콧, 로리 맥클로이 등 세계적인 골퍼들이 출전한만큼 함께 라운딩한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김 프로는 "지난 2011년 대회 때는 코스에 해저드가 많아서 고전했는데 이번에는 벙커가 다소 있지만 그린이 많고 코스 상태가 매우 좋다"며 톱10 안에 들겠다는 당찬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최근 들어 페이스가 올라서며 매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김우현 프로에게 꾸준한 성장 비결을 물었다.
“별다른 건 없어요. 그저 골프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골프에만 매달리면 다소 질리지 않겠는지 묻자 다소 황당한 웃음을 지으며 "그런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간단한 답변에는 슬럼프 없이 프로무대에서 순항 중인 비결이 배어있는 듯 했다.
누구보다도 쉽고 명확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김우현 프로는 경기 중에 딱히 이렇다할 습관이 없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고개를 가로 젓는다든지 좀 더 좋은 샷을 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가볍게 할 법도 하다.
이에 대해 김 프로는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내 습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김우현 프로는 경기 외 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침착한 스타일로 보였다.
그의 강점은 바람과 비거리에 따라 샷의 세기, 방향을 조절하는 컨트롤 샷. 벙커샷에는 다소 약점을 보이지만 이번 대회코스는 벙커가 비교적 적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취미요? 음,, 잘 모르겠고요, 학교에서 수업 열심히 듣고 끝나면 친구들과 어울리고 놀아요”. 현재 연세대학교 생활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학교생활에도 충실한 모범생이다.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도 있지만 자신의 본업인 골프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절제하는 능력이 있는 김우현 프로. 그는 자기관리를 할 줄 아는 진정한 프로로서 진면목이 돋보였다.
김 프로는 백석고 재학 시절 아마추어 신분으로 각종 대회에서 프로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프로입문 뒤 골프 유망주들의 모임인 2011년 한국프로골프 아카데미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한 바 있다.
호주의 기라성같은 프로골퍼들이 많이 참가했음에도, 그의 눈은 승부욕에 가득찬 모습이었다.
경기가 시작되면 응원해달라는 권유와 함께 한 치의 휴식도 없이 제자리로 가서 연습을 재개한 김우현 프로. 이번 호주 오픈이 그의 이름 석 자를 세계에 당당히 알릴 수 있는 출발점이 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04년에 처음 개최된 원아시아 에미레이트 호주 오픈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대회다.
총 상금규모는 125만 호주달러이며 지난 28일 시작해 다음달 1일까지 12개 국에서 총 156명의 선수가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치민 인턴기자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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