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원들에게 서신 보내 반대 의견 압박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민은 증오와 학대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25년간 법을 잘 활용해왔다”
“인종차별주의와 편견은 옳지 않다는 메시지 주는 것이 중요”
“표현의 자유를 ‘증오의 말’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보다 앞세워선 안돼”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인종차별금지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달하고 그들의 입장 발표도 요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법이고 오늘 제가 결의안을 상정한 이유입니다.”

라이드카운슬이 NSW에서 처음으로 연방 자유국민연립 정부가 추진하는 인종차별금지법(Racial Descrimination Act) 개정안을 반대하는 결의안(motion)을 8일 저녁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 상정을 주도한 라이드카운슬의 제롬 락세일(Jerome Laxale) 노동당 시의원은 한인사회가 자유국민연립 출신의 지역 의원들에게 개정안 반대를 강하게 압박해줄 것을 주문했다.

락세일 시의원은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베리 오파렐 NSW 주총리의 의견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라이드와 베네롱 지역을 대표하는 자유당의 빅토 도미넬로 NSW 시민커뮤니티부 장관과 존 알렉산더 연방 하원의원의 침묵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공동체는 도미넬로 장관과 알렉산더 의원이 지역 공동체를 위해 과감히 나서서 자유당에 반대 목소리를 내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8일 오후 호주동아일보 사옥을 방문한 락세일 시의원은 연방정부의 인종차별금지법 개정을 비난하며 한인사회의 반대운동 동참을 호소하며 라이드카운슬이 개정안 반대 결의안을 8일 저녁 회의에서 의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2년 첫 당선된 초선 시의원인 그는 “왜 연방정부와 자유당은 인종차별금지법을 개정하려고 하는지 먼저 묻고 싶다”면서 “인종차별금지법은 지난 25년간 호주에 잘 활용돼왔다”고 밝혔다.

이어 “호주인들은 증오와 학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 법을 매일 이용해왔다”면서 “그 법은 사회가 수용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기준을 제시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법 개정을 주도하는 조지 브랜디스 연방 법무부 장관의 “사람은 편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식의 최근 발언은 ‘인종차별을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락세일 시의원의 주도로 라이드카운슬은 최근 인종차별주의 척결 운동(Racism Stops with Me Campaign)의 후원자가 됐다.

그는 “인종차별주의와 편견은 옳지 않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종차별금지법을 약간이라도 완화하면 호주 사회를 더럽히고 라이드, 이스트우드, 웨스트라이드의 화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공동체는 이성적으로 잘 작동하고 모범적이지만 이런 메시지는 올바르지 않다. 그래서 라이드카운슬에 결의안을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락세일 시의원은 “이 법은 사람들을 인종적 비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면서 “개정안은 법의 존재 이유를 제거하려고 한다. 공적인 담론(public discourse)에서 인종적 비방을 해도 불법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방정부가 표현의 자유권(rights of free speech)을 너와 나 그리고 우리 공동체가 증오의 말(hate speech)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보다 앞세우려 한다. 이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정안의 목적이 표현의 자유와 인종적 비방 간의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한다’는 질문에 “이미 균형은 잘 맞춰져 있다. 개정안이 균형을 모색한다는 주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공동체는 인종적 기준으로 누군가를 폄하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점을 대변해야 한다. 개정안은 이런 보호막을 제거하고 인종차별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락세일 시의원은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이메일을 라이드 주민들에게 보낸 뒤 압도적인 지지 답변을 받고 있다. 그는 또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많은 소수민족 단체의 보도자료를 받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우리는 매우 훌륭한 시스템과 보호막을 갖고 있다. 왜 이를 제거하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락세일 시의원은 16세 때 프랑스에서 호주로 이민온 아버지가 백인이 아닌 사람을 가리키는 모욕적인 속어인 유색인(wog)이란 단어를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성공적인 다문화 사회임에 틀림없다. 한국인 중국인 아프리카인들은 호주 사회에 상당히 기여했다. 이에 다른 사람들처럼 인종적 타겟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락세일 시의원은 언론인 앤드류 볼트(Andew Bolt)에 대한 법원 판결에 대해 “그가 말한 것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그는 법적인 처벌을 받았다”며 “사람은 인종이나 성별이 아니라 성공, 인격, 사회 공헌 등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상진 기자 jin@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