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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애봇 연방 총리와 크리스토퍼 파인 교육부 장관이 대학 지원금 삭감에 반대하는 전국학생시위로 인한 신변안전을 우려해 21일 예정돼 있던 빅토리아 디킨대학(Deakin University) 방문을 취소했다. 
 
애봇 총리와 파인 교육부 장관은 디킨대학 질롱캠퍼스 내 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하려 했으나 전국총학생회(the National Union of Students)의 전국학생시위와 날짜가 맞물려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대학지원 공적자금을 20% 삭감하고 대학의 등록금 자율화를 허용하는 정부 예산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파인 장관은 ABC 레이트라인(Lateline) 프로그램에서 “호주연방경찰(the Australian Federal Police)이 21일 예정된 전국학생시위로 인해 무고한 행인들의 안전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며 “호주 민주주의를 붕괴시키려는 대체 사회주의자들(the Socialist Alternative)이 디킨대학에서 소란을 일으켜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총리가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파인 장관은 줄리 비숍 외교부 장관과 소피 미라벨라 전 자유당 의원이 최근 시위 대학생들의 표적이 됐었다며 누구나 표현의 자유는 있으나 폭력을 수반해서는 안 된다(without being “molested or assaulted”)고 말했다.
 
전국학생시위는 21일 멜번, 시드니, 브리즈번, 퍼스, 호바트, 캔버라에서 일어날 예정이다. 전국총학생회는 이번 시위가 “대학의 민영화와 타락을 방지하고 등록금 인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위대는 예산안이라고 적힌 종이를 불태울 계획이다.
 
전국총학생회의 디에나 테일러 회장은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총리와 교육부 장관은 시위 학생들을 폭력적인 선동가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혜택받았는지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들처럼 보이게 해서 납세자들을 속이려 하고 있지만 정부 계획은 현재의 대학 교육을 망치고 미래 세대의 대학 진학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당과 녹색당은 정부 개정안으로 인해 재산에 의해 학교가 결정되는 이중구조(two-tiered system)로 접어들고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만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주의 광산업계 부호인 클리브 파머(Clive Palmer)도 새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 19일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는 심지어 대학학자금대출제도(HECS)를 폐지하고 호주 국민들이 무료로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인 교육부 장관은 “열반(nirvana)이나 천국 같은 곳에서나 모든 사람들이 무료 교육, 무료 주택, 무료 보건 혜택을 받고 살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지구상에 그런 천국은 없다”며 파머가 좀 더 신중히 생각하고 말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파인 장관은 준학사 수준의 교육프로그램(sub-bachelor programs)에 자금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며 대학들은 더 수익을 내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대학생들은 평균적으로 학비의 40%만 부담하며 엄청난 개인 이득을 얻고 있다”며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공적자금에만 손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홍지원 인턴기자 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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