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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호주 부동산 투기가 횡행하면서 최근 정치권에서는 호주 시중은행들의 외국인 부동산 투자 관련 대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에도 최근 은행가에서는 고객들의 자산관리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는데다, 호주 내에서는 최근 중국 부호들이 부동산을 싹쓸이 하며 버블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연방 하원에서 열린 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ANZ은행과 맥쿼리그룹은 외국인 투자자들 관리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이 제출한 자료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해 제한된 정보만 포함돼 있어 청문위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맥쿼리그룹의 경우 외국인이 주요 투자자 비자(Significant Investor Visa) 발급을 위해 예치한 돈을 부동산 투자 등에 전용하지 못하도록 어떠한 장치를 마련했는지 집중 추궁 받았다. 
 
중국인들에게 행운의 숫자로 알려져 있는 8을 본 따 이른바 ‘888 비자’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주요 투자자 비자는 500만 달러 이상을 예치하거나, 펀드에 투자하거나, 회사를 설립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속성으로 지급하는 비자이다.
 
청문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맥쿼리그룹은 외국인들의 예치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직접적인 관리는 하지 않았지만 고객의 속임수가 발각될 경우 예치를 취소시키거나 담보물을 압류할 수 있는 권한은 있다고 답했다.
 
청문 위원들은 아시아 고객이 많은 ANZ은행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호주 내 부동산 취득 또는 개발을 위해 대출할 경우 적절한 자금 용도 추적 시스템이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 2013/14년 9개월 간 외국인 투자액 93% 급증 = ANZ은행은 외국인 고객들의 소득 근거를 추적하지 않고 있지만 부동산 선분양(pre-sale) 문서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호주은행연합의 스티븐 언첸버그 회장은 “기본적으로 은행은 선분양이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실히 체크한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의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조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 의하면 지난 2011년 은행을 통해 불법적으로 중국 밖으로 유출된 자금은 약 200억 위안(34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는 최근 부동산 분야에 해외 투자자본이 몰리고 있고 대부분은 중국자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재무부 청문회 조사결과 2013-14년 사이 첫 9개월 간 호주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는 약 24억 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무려 93% 급증했다.
 
지난 2009년 케빈 러드 정부는 외국인에게 판매할 수 있는 선분양 주택 비율 50%의 제한을 철폐한 바 있다. 
 
최근 해외 투자자들의 호주 부동산 투자 증가 우려에도 ANZ은행은 해외 투자자들의 예치금 2000억 달러 중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oreign Investment Review Board)의 승인이 필요한 케이스는 0.3%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호주중앙은행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첫주택 구입에 몰리고 있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민감한 이슈인 만큼 더 자세한 자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기운 기자 edit@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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