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lbrookaustraliayear.wordpress.com
스코틀랜드가 오는 9월 영연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그 결과에 따라 호주의 국기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영연방 국가인 호주는 국기의 좌측 상단에 대영제국을 상징하는 유니언잭(Union Jack)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유니언잭의 기원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합병했던 16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합병하면서 흰색 바탕에 붉은색 십자가가 그려진 잉글랜드 국기인 세인트조지기와 파란색 바탕에 흰색 사선 십자가 문양이 그려진 스코틀랜드 국기인 세인트앤드류스기를 합쳐 유니언잭이 됐다.
 
이후 1801년 아일랜드를 합병하면서 흰색 바탕에 붉은색 사선 십자가 문양이 그려진 아일랜드 국기인 세인트패트릭기가 합쳐져 오늘날의 유니언잭이 완성됐다.
 
유니언잭을 구성하고 있는 스코틀랜드가 영연방을 탈퇴하고 독립국이 되면 유니언잭에서도 스코틀랜드의 상징이 빠져야 해 유니언잭의 교체가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유니언잭 문양을 국기 일부에 사용하고 있는 호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스코틀랜드의 국기 연구 전문가인 그래엄 바트램 박사는 스코틀랜드의 영연방 탈퇴여부와 호주의 국기 교체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바트램 박사는 “스코틀랜드 또는 대영제국이 어떻게 되든 호주의 국기는 호주의 자체적인 국기이며 이에 대한 결정도 호주에 달려있다. 따라서 대영제국이 국기를 바꾸더라도 호주 국기를 바꾸라고 요청할 수도, 요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틀랜드의 영연방 탈퇴 움직임으로 야기된 호주 국기 변경 논란은 그 동안 잠잠했던 국기 교체론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지난 1994년 키팅 정부는 2001년 독립기념 100주년을 맞아 국기 교체를 모색했으나 무산됐다. 그러나 호주 내에서는 호주가 영연방 국가이긴 하지만, 1901년 이미 독립국의 지위를 획득한 만큼 국기에서 유니언잭을 제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있어 왔다.
 
특히 1990년대 중반에는 유니언잭 제거 지지 여론이 절반을 넘은 52%에 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모건(Morgan)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69%가 국기에 유니언잭 유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은 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뿌리를 영국에 두고 있는 호주 백인들의 정체성의 상징으로 유니언잭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연방 올림픽인 커먼웰스 게임의 호주지부 페리 크로스화이트 지부장은 호주 국기는 1930년 커먼웰스 게임 우승 세리모니에서 게양된 이래로 800회 이상 호주를 상징해 왔다며, 이번 논란으로 호주 국기에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기운 기자 edit@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