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해 비난류의 여론이 대세이지만 오랜 안보불안에 시달려온 이스라엘 입장도 나름대로 동정할 구석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노골적으로 아이들이 있는 학교, 환자가 수용된 병원에 이어 유엔의 사무소와 난민대피소까지 포격한 것은 새로운 차원의 문제를 드러냈다.
 
적어도 한국 출신의 반기문 사무총장의 리더십은 물론 유엔의 권위와 능력에 대한 심각한 도전과 위협이기 때문이다. 반총장은 취임공약이었던 유엔의 재정행정 개혁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더구나 이라크전 이후로 계속된 유엔 무기력증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책 없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는 그런 기조를 유지하기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과 상관없이라도, 유엔은 이스라엘의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세계가 더 복잡해지고 서로 힘을 가진 세력간에 갈등이 첨예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현실에서 무력한 유엔은 국제사회 전체에 재앙이다. 적어도 우리의 반 총장이 우리 아이들에게 '존경할만한 인물 1위' 에서 밀려나는 모습도 별로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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