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초로 호주 원주민 작가의 사진이 소개되어 큰 화제를 모은 True Outback 전시의 일등공신은 장서희 큐레이터다. 13살에 뉴질랜드로 이주해 그곳 대학에서 영상미술을 전공하고 그 후 호주에서 준석사과정을 이수한 그의 경험이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받은 예술적 영감을 토대로 한국에서 두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 이번 True Outback 사진전은 오랜 시간을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보낸 당신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들었다. 
13살 때 뉴질랜드로 이주해 뉴질랜드와 호주를 오가며 대학까지 그곳에서 나왔다. 뉴질랜드와 호주 모두 원주민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데 그 특유의 문화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뉴질랜드 마오리인과 호주 에보리 진이 본인들 삶의 방식에 가치를 두고 예술활동을 하면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어린 시절에 외국에 온 나는 백인문화에 빨리 스며드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호주는 우리에게 거리는 멀지만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탐구해보고 싶은 나라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를 통해 꾸미지 않은 호주의 모습을 아웃백과 에보리진을 보며 느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하게 되었다. 아울러 주한호주대사관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셨다.
 
▲ 그녀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많은 전시를 기획하고 다방면으로 활동한걸로 안다. 어떤 일들을 경험했는지 궁금하다.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영상미술과 융합미술 이론을 전공했다. 기억에 남는 활동은 나와 같은 아시아 여성의 삶을 표현한 Fragile - Portrayal of Asian Woman이라는 전시를 기획한 것이다. 그리고32명의 작가들과 함께 AFY - All For You라는 호주국제문화미술그룹을 창립하기도 했다. 그 그룹에서 나는 한국인 사진작가로 참여했다.
 
▶ 미술과 사진작가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큐레이터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된 것인가?
 한국에 돌아와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공부하던 중에 사진전시기획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았던 차 기회가 닿게 되어 대학원 생활과 병행하게 되었다.
 
▶ 호주에 있을 때True Outback 사진전에 나온 아웃백 지역에 직접 가보았나?
 노던 테리토리 지역은 호주 사막을 가기 위해 다녀왔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당시 내가 직접 가서 느꼈던 아웃백의 아름다움보다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본 아웃백의 아름다움이 더욱 강렬하게 와 닿았다(웃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호주에 있는 교민분들은 꼭 한번 가보시기를 권한다. 아웃백은 호주의 잘 알려진 시드니와 멜번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분명 낯설지만 새로운 호주를 발견하실 것이다.
 
▲ 주한호주대사관 빌 패터슨 대사에게 이번 전시설명을 해주고 있는 모습
▶ 이번 전시의 호응이 상당하다고 들었다. 어느 정도인가?
 기대이상으로 많은 한국 관람객이 다녀가 놀랐고 기뻤다. 다녀간 분들이 블로그등을 비롯한 인터넷상에 매우 좋았다며 올려준 후기들을 볼 때마다 호주의 진정한 매력을 전달한 것 같아 뿌듯하다. 아울러 주한호주대사관에서 작품10점을 구매하셨다. 오프닝 리셉션에 빌 패터슨 대사님이 참석해 주셨었는데 다음 날, 영사님과 갤러리를 다시 한 번 방문하셔서 한참 동안 작품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시고, 직접 고르셨다. 모든 작품은 대사관에 영구적으로 소장 될 예정이다. 에보리진 작가를 비롯해 이번 전시에 참여한 사람들이 큰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
 
▶ True Outback 사진전에 특히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이 있는가?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고 특별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작품을 굳이 꼽는다면 론다 딕 작가의 사진을 좋아한다. 그녀는 이번 전시에 가장 많은 작품을 출품한 작가이기도 하다. 아웃백의 파란 하늘과 건조한 사막을 그녀는 사진뿐만 아니라 글과 그림을 더해서 아름답게 탄생시켰다.
 
▶ 당신이 생각하는 호주가 지닌 예술적 매력은 무엇인가?
 호주는 많은 이민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민족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배려해주는 호주의 노력이 있기 일 것이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만들어낸 독특한 문화와 예술이 정말 매력적이다. 호주 인은 삶의 핵심적 가치는 다민족의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여긴다. 자신의 정체성을 고수하는 호주 에보리진들과 충돌하고 또 영향을 받는 변증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 호주만의 매력이 담긴 예술과 문화가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발전되고 있는 것 같다.
 
▶ 호주에 다시 돌아갈 계획은 없나?
 지금 몸은 한국에 있지만 마음 일부분은 호주에 두고 왔다(웃음). 너무 그리운 곳이다. 기회가 되면 다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앞으로 꿈은 무엇인가?
 이번 True Outback전시처럼 국제교류를 도모하는 전시기획자이자, 작품 활동도 병행하는 ARTIST/CURATOR가 되고 싶다. 
전시 기획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큐레이터의 입장과 작가의 입장 모두를 겪어봄으로써 전시기획을 할 때 작품과 작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도 하고 작품을 보는 안목도 높여주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 두 가지 역할은 모두 너무나 어렵고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다방면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지만, 앞으로 이 두 가지 역할을 균형 있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수행해나가는 한 명의 예술인이 되고 싶은 것이 나의 궁극적인 목표다.
 
 
장서희 큐레이터를 상징하는 아이템은
그녀는 큐레이터라는 직업은 작품과 한 공간에 있기 때문에 작품외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의상을 착용하는 것이 예의라 생각해 주로 무채색 위주로 입는다(화려한 색상의 옷은 작품으로 향해야 할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랙이나 화이트 계열 옷이 대부분이기에 평상시 코디할 때 스카프로 포인트를 준다. 해외여행시에도 그 나라의 색이 담긴 스카프를 구입하는 것이 그녀만의 패션 컬렉션이 다. 추후에는 본인이 직접 스카프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스카프는 그녀의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김서희 기자sophie@hanhodaily.com / 사진 남현재 / 자료협조 갤러리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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