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를 지속해온 호주달러가 미화 90센트를 아래로 뚫고 내려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움직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호주달러는 중국의 저조한 경제 통계 발표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임박 소문이 확산되면서 15일 오후 3시경 미화 89.97센트에 거래됐다. 이는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날 오전에도 호주달러는 미화 89.99센트까지 밀렸다가 회복됐다.
 
호주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주에만 미화 대비 약 3.5% 평가절하됐다.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큰 주당 낙폭이었다.
 
호주달러 하락은 미국의 어메리카메릴린치은행(Bank of America Merrill Lynch) 분석가들이 내년 호주달러가 선진국 통화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시기와 겹쳤다.
 
어메리카메릴린치은행의 국제 금리와 환율 연구 책임자인 데이비드 우 씨는 지난 주말 뉴욕에서 열린 ‘호주투자컨퍼런스’(Australian Investment Conference)에서 호주의 광산붐 냉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2015년 호주달러는 최악의 통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3년간 광산개발공사 위주의 많은 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가 호주로 유치됐다”면서도 “신규 광산개발공사가 줄어들면서 외국인직접투자도 중단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호주달러가 현재 수준보다 약 10% 더 떨어진 미화 80센트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 철광석 가격 반등에 호주달러 90센트 회복 = 어메리카메릴린치은행의 호주 담당 경제 수석인 사울 에스레이크 씨는 “액화천연가스(LNG) 공장건설이 완공단계에 이르면서 광산분야로 유입되던 자본도 줄어들 것”이라며 “호주달러가 2014년엔 현재 수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겠지만 2015년엔 바닥을 칠 것”이라고 추측했다.
 
에스레이크 씨는 호주달러가 향후 15개월 동안 미화 80센트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수출산업엔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5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6개월만에 최저인 미화 90센트 이하에 거래됐던 호주달러는 16일 미화 90센트를 회복했다.
 
전날 미화 89.99센트로 마감됐던 호주달러는 16일 오전 7시 미화 90.28센트에 거래됐다. 호주달러는 24시간 동안 미화 최고 90.51센트에서 올 3월 20일 이후 최저인 89.84센트까지 등락을 거듭했다.
 
호주달러 회복은 철광석 가격 급등과 미국의 부진한 산업생산 지표에 영향을 받았다. 부진한 자동차 생산과 더불어 미국의 8월 제조업생산은 예상외로 감소했다.
 
15일 국제 상품(commodity) 거래에서 철광석 가격은 3.9% 급등하며 톤당 미화 85달러를 넘어섰다. 철광석 가격은 이달 11일 5년만에 최저인 미화 81.90달러까지 하락했다.
 
BK자산관리의 캐시 리엔 이사는 “상품가격 상승과 미국달러 약세가 호주달러 회복에 기여했다”면서 “상당한 과매도(oversold) 상태의 호주달러가 미화 90센트를 잠깐 하회한 후 신속히 회복됐다”고 밝혔다.
 
호주달러 약세와 더불어 호주 국채 선물 가격도 떨어졌다. 12일 96.355(수익률 3.645%)에 거래됐던 10년짜리 2014년 12월물 국채 선물은 15일 정오에 96.315(수익률 3.685%)에 계약됐다.
 
권상진 기자 ji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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