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마일 비치(Seven miles beach)
 
숲 헤진 구멍으로 날아드는 보랏빛 햇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게으른 캥거루
 
오색 빛깔 보다 진한 패롯(parrot)의 사랑 노래
검츄리(gum tree) 가지 위 소란치 않디? 지금은?
 
유칼립투스(eucalyptus) 나무 부여잡고 잠자는 코알라
나뭇잎 먹고 대신 뿌리에 먹이를 준다지
 
눈길 가는 끝까지 깔려 있는 실크로드
소근 소근 들려오는 은빛 살고운 모래결
 
하얀 파도 타고 달려 오는 사내들
하얀 면사포 휘날리며 달리는 신부들
 
맨발로 물톱 따라 걷다 보면
멀리서 풍겨오는 인어공주의 비릿한 살내음
 
어디선가 아담의 후손 에보리진 노래가 들리고
벌거벗은 그들처럼 껑충대며 뛰고픈 에덴 해변
 
가끔 하나님도 내려와 꽃 그늘에 쉬어 가신다는
일곱 마일보다 긴 세븐 마일 비치 초여름 오후
 
장해일(호주한인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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