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렁주렁 꽃매단 
가지하나
너머를 탐한다
 
가시로 치장한 비장함이 
청상 과부된 옆집
순이의 속내 같다
 
오랫동안 
핏속에 간직했던 절개 덩이
푸른 보따리에 싸서
부엌 시렁에 얹어두고 
 
초승달의 실눈 웃음에
살포시 마음을 연다
 
한창 부풀어 터질것 같은
나그네 풀씨의 고환을 
가득 채워 놓고는
 
여름밤
벙글 벙글 꽃잎 깨워
세상을 마냥 젖게 한다
 
손영선(호주한인문인협회)
현대수필 2003년 여름호 수필등단
문학시대 2011년 여름호 시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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