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 감축 감동 감격. 나도 모르게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우방 호주가 자랑하는 명소 올림픽공원 옆에 하늘 높이 태극기가 힘차게 휘날린 그 역사적 순간의 감동은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29대 송석준 시드니 한인회장과 옥상두 스트라스필드 부시장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호주 땅에 ‘한국정원’ 부지가 조성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꿈과 희망으로 오늘의 결실을 맺게 된 사실에 우리 모두 감사와 존경을 보내고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겠다.
 
이런 감격 어린 순간에도 하늘 높이 휘날리는 태극기는 호주국기와 함께 좌로 우로 원없이 바람따라 휘날린다. 그 동안 수많은 난관을 오직 확고한 애국관과 국가관의 굳은 신념으로 이 땅에 뿌리를 내려서 이 넓은 아름다운 땅에 2014년 10월 4일 오전 11시 드디어 이민 역사 수십년만에 한국정원 건립 부지에서 한국의 날 행사를 거행하게 되었다.
 
한인들은 일본과 중국정원을 보면서 쓰리고 아픈 가슴을 안고 오래 오래 묵묵히 이 날을 준비하면서 끝까지 기가 꺾이지 않고 미래의 희망을 갖고 차근차근 도전해왔다. 송석준 회장과 옥상두 시의원이 선두에 서서 한인사회의 뜻을 결집시켜 오늘의 기쁨이 이루어졌다. 진정으로 이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올린다.
 
이 모든 서러움을 다 잊고 당당하게 이 땅에 대한민국의 정원이 이제 조성된다. 넓고 넓은 푸른 동산에서는 어린이와 노인 청년 할 것 없이 모두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열심히 두손 번쩍 들고 뛰며 소리치며 온갖 기량을 발휘했다.
 
말을 탄 고구려 무사들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선두에서 달리고 그 뒤를 이어 한국의 전통 국악단이 징과 북, 꽹과리, 소고를 치고 춤을 추며 넓은 광장에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전통 악기와 국악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어디서 몰려 오는지 파도처럼 인파가 몰려와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성숙된 진행자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순서마다 박수 갈채가 우렁차다. 진행되는 모든 순서들이 이민사회에서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을 텐데 많은 수고와 노력이 값지고 자랑스러웠다. 정말 메마른 마음 고갈된 정서에 단비를 촉촉히 적셔주는 풍요로운 가을을 약속하듯 알차고 흥미롭고 즐거운 행사였다.
 
오늘의 이 행사가 한인들의 미래에 기쁨과 풍요가 있는 명예로운 큰 잔치임에 틀림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교민들이 너도 나도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표정은 필연코 머지 않은 훗날 이 땅에 한인들의 위상이 세계 속에 떨치게 될 자랑스런 ‘호주 한국정원’의 기량이라고 믿고 싶다. 갖가지 성숙된 행사 진행과 많은 경품들이 행사장에 흥을 돋우었다. 경품에도 자동차며 냉장고, TV, 항공권 등 갖가지 물품들이 아낌없이 출품됐다.
 
한인들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행사장에서 아름다운 무희들이 춤도 추고 꾀꼬리 같은 노래며 태권도 시범 등 다채롭게 진행되는 중간마다 경품 당첨자의 환호소리도 들려서 더욱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이런 기쁨의 환성이 터질 때마다 수고를 아끼지 않는 송석준 한인회장과 옥상두 시의원 및 각계각층의 여러분들께 재삼 감사를 드린다.
 
행사장 주변에는 일일 시장이 이루어져 먹거리 시장, 건어물 가게, 옷 가게, 그리고 파전이며 해물파전 같은 맛있는 전통음식을 파는 식당이 즐비했으며 서로가 손님 잡기에 바쁘다. 10달러를 주고 해물파전을 사니 큰 쟁반만한 것이 먹음직스럽다. 어떤 분은 붉게 고추장으로 버무린 떡볶이를 사가지고 여러 사람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이런 야외에서 먹는 맛이 천하일미라며 즐거워한다. 
 
한 바퀴 돌면서 울긋불긋한 시골 티 나는 여름 바지도 샀다. 울릉도 멸치도 샀다. 시장보다 훨씬 싸고 품질도 좋았다. 이렇게 한 바퀴 도는 동안 경품 당첨자의 환성 소리가 요란해서 가보니 어떤 분은 승용차 어떤 분은 냉장고를 받고 기뻐해 축하해줬다. 그러나 끝내 나는 작은 비누 하나도 당첨이 안됐다.
 
이렇게 즐겁게 지내고 있는데 참으로 오랫동안 못 만났던 옛 친구를 만났다. 이 한인의 날은 참으로 좋은 날인 것 같다. 하루 속히 이 땅에 우리의 한국정원 건립 계획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힘을 기울여야겠다. 한 사람의 힘으로만 이룰 수는 없다. 이 역사적 기회에 누구 할 것 없이 벽돌 한장이라도 힘을 모아 축복 속에서 아름다운 한국정원을 건설해 후손들이 마음 놓고 이 광장에서 한국인의 역사를 이뤄 나갔으면 좋겠다.
 
겨울도 지나가고 따사로운 봄빛이 완연한 이 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벅차 오르는 애국심을 높이 높이 더 높이며 아, 바로 이곳이 한국정원부지라. 우리 대한민국정원이라고 생각하며 한국인의 얼이 싹트고 널리 널리 홍보돼 세계 속에 한국정원으로 알려져 어느 나라에서 호주를 방문하든 여기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명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루 속히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갈망하며 독수리 날개 치며 하늘을 비상하는 그 형상과 같이 우리 한국인의 불타오르는 민족정신이 활화산처럼 타올라 너나 할 것 없는 애정의 한국관이 건립되어 후손들이 이곳의 뿌리를 계승하며 한국인의 숨소리가 영원토록 박동하는 풍요롭고 기쁨이 충만된 날이 하루 속히 도래해 한인 동포들이 뛰고 기뻐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유성자(호주한국문학협회 부회장,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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