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수의사직 버리고 해군 장교 선택한 촉망받는 군인
“호주 군대 성적 인종적 차별 없고 폭력 금물인 수준높은 직장”
 
“호주 군인은 개인의 리더십 개발은 물론 다양한 재정적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매우 좋은 직업입니다. 한국계 이민자로서 호주 해군 참모총장이나 합참의장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다니엘 이와타 호주 해군 대위는 “한국계 군인이 한인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한인 차세대들에게 ‘군인의 길’을 적극 추천했다.
 
이달 5일 어머니 류시기 씨와 함께 호주동아일보 사옥을 방문한 이와타 대위는 우여곡절 끝에 선택한 해군 장교의 삶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군대는 개인의 리더십을 개발하기에 아주 좋다. 또한 자신이 선호하는 직종에 집중할 수도 있다. 가족을 위한 재정적, 정신적인 지원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고 밝혔다.
 
모든 호주 군인들은 일반의, 전문의 등 모든 병원과 의원으로부터 받는 의료 서비스가 무료다. 또한 호주 군대에 4년 이상 근무하면 정부가 주택 임대료의 평균 50%를 보조금으로 제공하고 첫주택구입자에겐 주택담보대출 상환도 보조해준다.
 
게다가 군인 가족들의 재정적, 종교적, 도덕적, 정신적 부문을 포함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원 해결해주기 위한 국방부 산하 조직(Defence Community Organization, DCO)이 가족에게 수시로 연락해서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주는 제대 군인들에 대한 예우도 각별하다. 특히 군 출신 인사들이 연방이나 주 총독으로 대거 임명되는 등 군인들을 존경하는 분위기가 충만해 있다.
 
군인들의 임금은 조금 박한 편이지만 개인이 보유한 기술이나 직종에 따라 다양하다. 장교 초봉은 5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민자들의 군대 진출은 상당히 미약한 편이다. 이와타 대위는 자신이 사관학교 재학시 약 10%가 이민자 출신이었다고 밝혔다. 아시아인만 따지면 5%에 못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이민자 출신들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인종적 성적 차별은 없다고 한다. 이와타 대위는 “호주 군대는 매우 수준높고 예의 바르다. 인종과 성적 차별에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한다”면서 “여성이 강하고 거칠어야 한다는 생각도 편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군대에서 매년 음주교육, 직업교육, 정신교육 등을 실시한다. 평등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다문화를 포용한다”면서 “병영 폭행은 절대 금물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임금을 삭감하거나 주말에 일을 시키는 등의 처벌을 가한다”고 밝혔다.
 
● “지능시험과 체력시험 거치는 입대, 어렵지 않아” = 이와타 대위는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맏아들로 경남 울산에서 태어났다. 2011년 12월 호주 해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공격용 헬기 조종사 교육 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해군 전함의 헬기조종사로 근무 중이다.
 
하지만 현재의 직업을 찾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는 공부와 운동에 모두 발군의 실력을 갖춘 인재였다. 셀렉티브스쿨 포트스트리트고교를 거쳐 시드니대 수의학과 5년 과정을 우등으로 졸업한 장래가 촉망되는 수의사였다. 멜번대학과 퀸즐랜드대학에서 수의학 강사 겸 수의사로 3년간 근무하던 중 진로를 바꿨다.
 
2008년 군인이 되기 위해 호주 육군사관학교에 지원 합격한 것이다. 갑작스런 진로 수정에 부모님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아들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 이와타 대위는 “의사소통 기술을 기르고 리더십을 증진해 더 우수한 리더가 되고 싶었다. 호주에 대한 애국심도 동인이 됐다”고 밝혔다.
 
뛰어난 두뇌의 만능 운동선수인 그는 군인으로서 성공할 자질을 갖췄다. 한때 수영 선수를 장래 직업으로 고려할 정도로 수영을 좋아했으며, 다이빙, 테니스, 골프, 축구, 야구, 스쿠버다이빙 등에도 능하다.
 
그는 3년간 다니던 육군사관학교를 그만두고 2011년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면서 또 한번의 중대한 방향전환을 했다. 육군보다는 더 융통성이 많고 덜 엄격한 해군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험로에도 불구하고 이와타 대위는 “군 입대는 매우 쉽다”면서 많은 한인 차세대들의 도전을기대했다.
 
군대 지원자는 육군, 해군, 공군 가운데 하나를 지정해서 지원할 수도 있지만 삼군을 지정하지 않고 개방된 상태로 지원할 수도 있다. 지원자들은 영어 수학 과학이 혼합된 지능시험과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의 체력시험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합격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고위 장교들이 인성을 점검하는 심층 인터뷰를 거쳐 사병과 장교로 분류한다.
 
사병과 장교들은 또 각 병과마다 기본 교육과 전문 교육을 추가로 받는다. 예를 들면 이와타 대위는 조종사 학교에서 6주 기본 교육을 마친 후 빅토리아에서 1년간 해군 조종사 특별훈련을 받았다.
 
권상진 기자 jin@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