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 선거가 다가오면, 항상 그렇듯이 한인회의 발전과 개혁을 위한 비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한인회 역사를 봐서는 갑작스런 개혁이나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든 것 같다. 한인회에 대한 교민사회 전반의 무관심, 한인회 재정기반의 취약성, 한인회의 대표성에 대한 한인사회 안팎의 시비는 누가 회장이 되어도 뾰족한 답안을 제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 동안 몇몇 뜻있는 한인회 지도자들은 직접 발로 뛰며 한인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고, 사비를 털어 한인회 운영비를 대며 지탱해 왔다.
 
덕분에 한인단체들 사이에서 한인회에 대한 기대나 부여하는 권위도 전에 비해 많이 커졌고 반차별법 개정반대투쟁 성공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한인회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이 있다. 바로 재정문제다. 한인회장이 한인사회를 위해 많은 헌금을 해 준다면 말릴 이유는 없지만, 적어도 한인회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시간과 아이디어, 노력의 자원봉사로 충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인회장은 한인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고, 특히 지역사회에 필요한 보다 젊은 리더십을 확보하기가 힘들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인회 자체 수익사업 발굴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한인회가 일반 한인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각인시켜줄 만한 적극적 활동도 더 개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인회 회비나 헌금을 걷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다음 한인회 지도부도 이러한 혜택을 받아 활동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그 다음 한인회를 위해서 이제 이러한 ‘재정확보’작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유급 사무총장을 더 잘 활용하고, 단체모임마다 불려 다니며 하게 되는 과시나 선심성 활동 보다는 한인회 운영에 필요한 틀을 만들기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할 때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에서 이러한 비전들이 나누어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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