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보선이후 친노와 비노간의 계파 분쟁에 휩싸였던 새정치연합이, 비노계와 가까운 김상곤 전 경기도지사를 내세워 혁신에 나서면서 조금씩 진정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특정 계파에 빚이 없는 김 신임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누구편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면서 혁신안을 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도리어 새정련 내부의 얽힌 상황을 볼 때, 모든 계파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더욱이 김 위원장이 내 놓는 혁신안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실천 문제가 관건이다. 결국 책임은 집행자인 문재인 대표에게 다시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시간벌기 만으로도 다행으로 보인다. 노대통령 추모식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금처럼 친노, 비노가 감정적으로 격돌하는 현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감정싸움에 뭍히기 일 수 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야당내부의 갈등을 부추기는 차원이나 조소거리로 취급하지 않고, 걱정하며 진심으로 개선되길 기대한다. 결국 건강한 야당이 한국에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커 버린 대한민국의 거대한 정부는 이에 걸맞는 효과적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누군가 해줘야 한다. 최근 비박, 친박 갈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여당내 분파들이 서로를 견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여당과 정부가 하나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정치구조상 정부의 견제는 야당의 책임으로 남는다. 
 
이점에서 야당은 내부 혼란을 수습하여 대정부 견제 감시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쉽 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동안 야당은 정부견제도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못했다. 이것은 야당 의원 개개인의 문제는 아닌 것이, 현재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의정활동을 보여준 초선, 비례대표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김상곤 위원장은, 자신을 포함한 새로운 리더쉽이 들어설 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선국회위원에 대한 정리는 옵션이 아니라 의무다. 
 
그러나 이러한 정리는 개혁의 칼을 쥔 문재인 대표까지 포함되지 않고서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문 대표가 다른 다선위원들을 끌고 같이 퇴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문대표가 대선후보시절 얻었던 지지를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시의 분위기도 문재인 개인에 대한 열망보다는 정권교체 열망이 더 강했다. 현정부에 대한 비판과 실망이 계속되고 대선이 가까워지면, 제 2의 문재인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문 대표 개인으로서도 지금처럼 간신히 살아남는 식 보다는 새롭게 출발하는 편이 낫다. 이점에서 적어도 문 대표를 포함한 과거 지도급 다선위원들에 대한 대대적 정리를 통해, 야당을 재건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야당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대한민국은 건강한 야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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