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분기 호주 경제 성장률이 2년 사이 최저치를 보이며 경제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위안화 절하와 증시 폭락으로 촉발된 중국발 세계 불황 우려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호주 달러화 가치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도 호주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징조다. 이미 부동산 시장이 한풀 꺾이는 추세도 감지되고 있고 원래 경고를 잘하는 재정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어지간해서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불황’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조 호키 재무부장관이 ‘불황 우려가 없다’고 말한 것을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 정부 입장에서는 불황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서 시장을 조금이라도 덜 불안하게 만들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로선 지난 10년간 멈추지 않고 계속된 호주경제의 성장세가 이제 ‘내려오거나 적어도 주춤할 때’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인정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준비란 ‘그래도 설마’라는 생각을 내려놓고 채무 부분을 좀 더 안전하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지출과 소비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바탕으로 다가올 문제들을 보다 편안하게 보고 반응하는 여유를 유지하는 것이다.
 
모든 경제사가 그렇듯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고 우리는 그 흐름을 잘 이용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점에서 실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올 수 있는 경제적 위기를 잘 준비하는 것은 쓸데없는 호들갑이 아니라 주머니가 삶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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