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아시아태평양 현대예술 전시회 초청
“마음 공부 후 경험 필요. 예술은 마음에서 나온다”
 
퀸즐랜드 아트갤러리와 현대미술관(GOMA)에서 3년마다 열리는 제8회 아시아태평양 현대예술 전시회(The 8th Asia Pacific Triennial of Contemporary Art, APT8)가 2015년 11월 21일부터 2016년 4월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아시아 태평양 섬나라 지역인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아일랜드, 바누아투, 뉴칼레도니아, 한국, 호주 등의 유명한 예술작가들이 초청돼 작품전시를 한다. 이 전시회에 3명의 한국인 설치미술가들이 초대돼 설치미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널리 알려진 설치미술가 최정화 씨를 만났다. 개막을 앞두고 미술관에 작품을 설치하는 중 짬을 내 인터뷰에 응했다.
1961년생인 최정화 설치미술가는 홍익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2006년 올해의 예술상, 제 7회 일민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계원조형 예술전문대 건축디자인과 겸임교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의 주제는?
“전시장에 설치된 것은 코스모스(우주)를 뜻하며 현대미술관의 레스토랑에 영구적으로 설치된 것은 연금술이다. 개념은 너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며, 바로 일상이다. 연금술의 탑을 쌓는 것은 천지인 즉 한없이 깊고 한없이 높으며 축제, 축하, 행복, 염원, 기원이며 소원을 비는 것이다.”
 
- 작품에 사용되는 소재를 실생활에서 찾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전시회 작품의 소재는 무엇을 이용했나?
“연금술에 사용한 재료는 부엌에서 사용하는 주방제품들이다. 컵, 접시, 밥그릇 같은 플라스틱 제품이며 그것은 원시생활 예술이다. 싸구려 플라스틱도 예술이 될 수 있으며 물질보다는 정신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비판정신을 일깨운다.” 
 
- 도발적이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예술세계를 보여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소재가 평범하고 스스로 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시장 아줌마들의 생활을 베끼고 흉내 내는 사람에 불과하다.”
  (이 말을 들으면서 최 작가는 마치 미래에서 온 설치예술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
 
- 미술을 거리로 끌어내는 설치미술가로 유명하다.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겨나는지 궁금한데..
“시장통을 자주 찾아가며 시장 아줌마들의 생활을 100% 베끼고 있다. 그냥 아줌마들의 생활을 그대로 훔치는 거다.”
 
- 호주의 미술가나 APT8에 참석한 예술가들과의 교류가 있나?
“술먹는 친구들이며 아이디어를 나누는 일은 없다. 호주의 애보리진 예술을 정말 좋아한다. 정신적인 교류를 나눈다.”
 
- 브리즈번에는 현대와 근대가 만나는 건물들이 거리 곳곳에 있는데 첫 인상은 어땠나?
“건물보다 날씨에 반했고 또 착한 사람들에게 반했다. 건물은 어디를 가나 비슷비슷하다.”
 
- 설치미술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음 공부를 하고 경험을 쌓아야한다.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게 중요하다. 특정 종교가 아니라 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도 없고 나도 없다면 그때 무언가가 나온다. 예술은 마음에서 나온다.”
 
- APT8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면.
“모든 작가가 APT8에 할 말은 없고 자기 자신에게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불특정 다수와 대화하는 것이 예술이라서 관객들의 반응이 중요하다.  작가는 씨앗이고 작품은 꽃이다. APT는 전세계에서 큰 규모의 중요한 역할을 맡아해주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예술가다운 티가 온몸에서 풀풀 풍기는 사람과 짧은 시간이지만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인터뷰 다음날 오프닝 파티가 열렸으며 일반인들에게 모든 작품이 첫 공개됐다. 최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곳에 많은 관람객들이 밀려들었으며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간 것처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바닥에 앉아서 레고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바닥에 뿌려진 화려한 원색의 병뚜껑들을 가지고 놀았다. 천장에서 사방으로 길게 늘어져서 연결된 구슬탑이 샹들리에처럼 반짝거렸다.
 
최 작가에게 물었다. “작가가 원하던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네, 바로 이거다. 누구나 원시생활로 돌아가서 함께 즐기는 것이다.”
 
최 작가의 설치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이번 전시회가 어떤 모습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이미 보여주고 있었다.
 
브리즈번 = 황현숙 객원기자 teresacho737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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