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호주는 물론 많은 나라에서 청년들의 일자리가 가장 큰 국가적 고민거리가 됐다.  
 
호주의 대표적인 자선단체인 미션 오스트레일리아(Mission Australia)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청년 설문조사(Youth Survey)에 따르면 호주 젊은이들 절반 이상이 미래 교육과 취업 목적을 달성하는데 장애물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첫 풀타임 직장을 갖는 ‘진입선 일자리(entry level jobs)’를 구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많은 일자리가 임시직(casual)이고 파트타임이다. 특히 서비스 분야에 있는 일자리는 발전(승진) 기회도 적다. 고급 숙련직 일자리는 대부분 전문적 경험을 요구한다.
 
과거 전통적으로 12학년 이전 고교를 중퇴한 학생들에게 주어진 훈련생(Apprenticeships) 조차 감소 추세로 바뀌고 있거나 고학력을 요구하고 있다. 
 
젊은 호주인들을 위한 재단(the Foundation for Young Australians)의 최근 연구에서는 더욱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현재 공부를 마친 뒤 풀타임 직업을 갖는데 평균 5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30년 전인 1986년 이 기간은 1년에 불과했다. 5배 악화됐다는 의미다. 놀랍고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청년들이 고용 문제에서 미래를 걱정한다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상당 기간 전부터 3포 세대를 넘어 5포, 7포 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호주 전반에 걸쳐 이런 추세라면 미션 오스트레일리아같은 구호단체를 상대로 도움을 요청하는 청년들이 어떤 감정을 가질지 상상을 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 계층에 속한다. 취약 계층 출신 젊은이들이 교육과 고용에서 유리한 같은 나이의 또래들처럼 성공을 하지 못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이유는 동기의 부족(lack of motivation) 때문이 아니다. 지난해 청년 설문조사를 통해 젊은이들 누구보다 취업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다
 
여러 종류의, 유무형의 장애물들(a series of barriers)이 호주사회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또는 홈리스 주거환경,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정신건강 문제, 중고교를 중퇴 하지 않고 학교에 남도록 지원을 받거나 가족의 격려를 받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이 어떤 유형의 일을 하고 직업을 가질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비영어권 이민자들도 경제적으로 호주사회 취약계층보다 다소 유리한 형편일지 모르지만 취업 현장에서는 크게 나을 것이 없다. 그 이유는 인턴기회를 잡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한인 커뮤니티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2, 3세들에게 더 많은 인턴기회를 주는 문제는 동포 기업인들의 참여 없이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다. 호주 정부와 호주 기업, 한국 지상사들을 상대로 계속 문제 제기와 대책 마련을 위한 노력도 물론 필요할 것이다.   
 
청년들의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사회 및 경제적 의무라고 본지는 판단한다.  
 
11월 25일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추모 열기가 한국에서 뜨겁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그의 생애를 돌아보고 경영철학을 되새기는 것은 안팎으로 어려운 한국 경제에 그가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는 역사 때문일 것이다. 
 
아산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뛰어들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벤처 1세대다.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을 불어넣었고 한국 경제의 성장 신화를 일궈냈다. 아산의 일생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도 강렬한 메시지를 남겨주고 있다. 아산이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바로 "이봐, 해봤어?"일 듯하다.
 
동포 젊은이들이 시련을 겪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기성세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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