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상영 열풍, 에핑 한국 유학핵 피살 
 
2015년 호주 한인사회는 대체로 평온하면서도 역동적인 한해였습니다. 첫 1.5세대 시드니한인회장 취임, 첫 이민 1세대 시장 배출, 연초의 아시안컵 열기, 북한인권유린 규탄 촉구결의 연방 의회 통과, 한국 영화 상영 붐, 시드니시티 설축제 차전놀이 첫 등장 등 긍정적인 시도와 발전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에핑에서 터진 한인 워홀러 출신의 한국 유학생 살인 사건, 스트라스필드 위안부소녀상 건립 부결 등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2015년 을미년(양띠해) 호주 한인사회의 10대 뉴스를 정리합니다.  - 편집자 주
 
 
1. 첫 1.5세대 시드니한인회장 취임
백승국 한인회장이 8월 8일 ‘제30대 시드니한인회 출범식’을 갖고 처음으로 1.5세대 한인회의 문을 열었다.
 
방현걸 부회장과 함께 단독 후보에 등록한 백 회장은 무투표 당선되는 행운과 더불어 첫 1.5세대 시드니한인회장으로 기록됐다. 백승국 회장은 부친 백낙윤 전 회장에 이어 호주 한인사회 최초 2대에 걸친 시드니한인회장이 됐다.
 
백 회장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한인회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민 1세대와 2-3세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백 회장은 한인회 위상 제고 사업, 한인 정체성 확립 사업, 한인 차세대 자부심 함양 사업, 대교민 서비스 항상 사업 등 4대 주력 사업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1968년부터 47년간 이민 1세대가 이끌어온 시드니 한인회를 넘겨받은 1.5세대 한인회장이 남은 1년 반의 임기 동안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 태극전사,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호주에서 열린 2015년 AFC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준우승 했다.
 
한국 대표팀은 1월 31일 시드니 올림픽파크의 ANZ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개최국 호주에게 연장 접전 끝에 1대2로 석패했다.
 
한인 약 1만명을 포함해 스타디움을 꽉 채운 약 7만 7000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승전에서 양팀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전반 45분 맥시모 루옹고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후반 46분 손흥민의 동점골로 1대1의 균형을 이뤘지만 연장 전반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호주 한인사회는 1월 9일부터 31일까지 대회 기간 내내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환호하며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3. 에핑 한국인 유학생 피살
27세 한국인 유학생이 8월 말 시드니 북서부 에핑의 쓰레기통에서 사체로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피살된 유학생과 함께 거주했던 젊은 한국인 불법체류자(워홀러 출신)가 사건 발생 48시간 뒤 이스트우드에서 경찰에 체포돼 살인혐의로 기소 구속됐다.
 
쪼그린 자세로 묶여 대형 비닐봉투에 넣어진 채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참혹한 시신으로 인해 이 사건은 호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한 집에 거주한 한인들 사이에 발생한 살인사건이란 점에서 이 사건은 한인사회에 충격과 경각심을 던졌다. 
 
 
4. 북한인권규탄 촉구결의 연방 의회 통과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2월 23일 여야 하원의원 6명으로 소집된 회의에서 처음으로 통과됐다.
 
북한인권개선호주운동본부가 추진한 이 결의안은 리드 지역구의 크레이그 론디 하원의원이 발의했고 베네롱 지역구의 존 알렉산더 하원의원이 지지 발언을 했다.
 
6개 항의 결의안은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6종류의 인권 유린을 적시하며 호주 정부가 대북인권개선을 위한 유엔의 지속적인 관심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또 북한의 비핵화 약속 준수와 남북 이산가족상봉 적극 동참 등 북한의 남북대화와 6자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촉구했다.
 
 
5. 호주에 분 한국 영화 열풍
호주의 ‘한류 열풍’에 한국 영화가 한 몫 했다. 2015년 호주에선 한국 영화 개봉이 이어졌다.
 
2월 ‘국제시장’, ‘강남 블루스’를 필두로 3월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놈의 딸’, ‘쎄시봉’ 7월 ‘연평해전’ 8월 ‘암살’ 9월 ‘미쓰 와이프’ ‘베테랑’ ‘뷰티 인사이드’ 10월 ‘사도’ 12월 ‘내부자들’ ‘대호’ 등 한국에서 흥행한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됐다.
 
시드니한국문화원의 제6회 ‘호주한국영화제’도 우수영화 20편을 올 8월 12일부터 9월 27일까지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 캔버라 퍼스 애들레이드 등 6개 주요 도시에서 순회 상영했다.
 
북한인권개선호주운동본부가 8월 개최한 ‘제2회 북한인권주간’의 북한인권 영화제엔 영화 ‘크로싱’이 무료 상영됐다. 10월엔 교민 최초의 축구 다큐멘터리 영화 ‘오지축구드림’이 호주풋볼영화제 초청작으로 상영됐다.
 
한국 영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입 배급사들도 기존의 한인업체에서 호주인 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6. 스트라스필드 위안부 소녀상 건립 좌절
시드니 한인밀집지역 스트라스필드에 위안부소녀상을 건립하려던 한인사회의 시도가 좌절됐다.
 
지난해 3월 한중연대가 위안부소녀상 건립 제안서를 스트라스필드 시의회에 제출한 후 본격화된 건립운동은 8월 11일 스트라스필드 시의회 시의원들의 반대 표결로 사실상 중단됐다.
 
스트라스필드 시의회는 “위안부 소녀상 건립이 스트라스필드시의 기념비 설치 정책 기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부결시켰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위안부소녀상 건립에 대해 호주의 연방, 주 및 지방정부가 서로 ‘내 소관이 아니다’면서 ‘책임 떠넘기기’ 모습을 보이면서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하지만 한중 커뮤니티의 준비 미흡과 일본 커뮤니티와 총영사관의 적극적인 저지 운동이 큰 차이를 보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위안부소녀상을 다른 한인밀집지역으로 옮겨 건립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7. 호주한인공익재단 활동 본격 시동
호주한인공익재단(KACS)이 시드니 한인사회의 공익 증진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호주 한인사회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공익활동 제고를 목표로 2014년 3월 설립된 한인공익재단은 올해 지한파 호주 언론인 발굴 육성 한국 방문 장학프로그램과 호주 한인사회 발전 지원금 전달로 산뜻한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의 실상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미래 한국과 호주 한인사회를 위한 지한파 언론인으로 육성한다는 취지의 한국 방문 장학프로그램은 올 9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첫 실시됐다. (본지 기자 동행 취재기 게재)
 
한국의 언론, 문화, 산업 분야의 주요 기업과 기관 및 관광지를 1주일간 방문한 시드니대와 NSW대 언론학 전공 학생 9명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국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한인공익재단은 또 12월 2일 한인 비영리단체 3개를 선정해 한인사회 발전 지원금을 처음으로 시상했다.
 
 
8. 차전놀이, 시드니 10만 관중 시선 집중
시드니 도심에 첫 등장한 차전놀이가 10만여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월 22일 시드니 음력설축제 야간 거리퍼레이드의 사전퍼레이드로 단독 출연한 차전놀이는 한국 민속놀이의 멋과 기상을 뽐내며 행사장을 압도했다. 특히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은 장수의 신호에 따라 두개의 동채가 맞부딪히며 공중으로 치솟을 때엔 관중들의 환호성과 발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올 음력설축제 거리퍼레이드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450명으로 구성된 16개 한국팀이 참가해 한국의 위상 과시와 이미지 제고에 한몫 했다.
 
 
9. 옥상두 스트라스필드 시장 선출
옥상두 스트라스필드 시의원이 시드니 한인사회 역사상 두번째로 시장에 선출됐다.
 
옥 시장은 한인사회 첫번째 이민 1세대 시장이다. 2008년 호주 한인사회 첫 시장으로 선출된 권기범 전 스트라스필드 시장은 1.5세대다.
 
옥 시장은 9월 29일 실시된 스트라스필드 시의원들의 시장 선출 간선투표에서 마지막 1년 임기의 시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이민 1세대로서 처음 시장에 당선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스트라스필드 지역 경제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고 추진 중인 코리안가든 건립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호정경포럼 회장도 맡고 있다.

 
10. 한인 문인들 작품집 출간 열기
시드니 한인 문학 단체와 회원들의 동인지나 개인 작품집 출판이 부쩍 늘고 있다.
 
문학단체가 증가하면서 단체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의식과 회원들의 창작 활동 증진이 출판물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올 12월 3개 한인 문학단체가 동인지 또는 개인 시집이나 수필집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호주한국문학협회는 동인지 ‘호주한국문학’ 8집을, 글무늬문학사랑회는 동인지 ‘글무늬’ 창간호를 출간했다. 문학동인 캥거루는 회원 7명이 개인 시집과 수필집을 내고 7인 공동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정리/권상진 기자 jin@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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