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초 실시되는 한국 국회의원 선거 재외유권자 등록이 이번 달 13일로 마감됐다. 
지난해 11월 15일부터 2월 13일까지 거의 3개월에 걸쳐 실시된 유권자 등록률은 아쉽지만 이번에도 실망스럽다. 
호주는 켄버라 대사관, 시드니총영사관, 멜번 분관 관할 구역의 추정 유권자 8만4천여 명 중 등록 유권자가 2,936명으로 3.6%에 불과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국외부재자신고와 재외선거인등록신청 결과인 추정 재외선거권자 198만 여명의 8%(158,135명)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공관별 등록 현황은 켄버라 대사관 253명(등록률 2.2%), 시드니총영사관 2,153명(3.6%), 멜번 분관 530명(4.5%)이다. 특히 시드니와 멜번의 재외선거인(주로 영주권자들) 등록이 390명과 65명에 그쳤다. 호주의 양대 도시에 거주하는 재외선거인이 수 만 명일텐데 이에 비하면 너무 저조한 등록률이다. 앞으로 시드니와 멜번 거주 영주권자들의 선거 참여율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호주 재외선거 등록은 개선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번 선거부터 사실 유권자 등록은 많이 쉬워졌다. 영구명부제가 도입되고 우편등록과 인터넷 등록이 허용되었다. 그런데도 등록률이 낮은 것은 호주에서 한국 선거를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현실 그리고 실제 투표를 할 때, 먼 거리의 투표소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투표방식의 현실적 개선과 아울러 재외국민으로서의 사명감과 참여의식 제고가 필요하다. 

중앙선관위도 “이러한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신고·신청자 수가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못한 부분은 2012년 국회의원선거 대비 재외선거관 파견 인력 축소(55명→20명) 등에 따른 홍보 부족, 추가투표소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표소가 원거리에 위치하여 투표참여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안선관위 스스로 인정하듯 한국 정부의 홍보 부족도 한 요인일 수 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선거 때만 되면 동포 매체에 한 두 번 정도의 광고가 거의 전부다. 그 외는 간간이 나오는 보도자료로 충당해 왔다. 재외선거관이 한인 교회나 성당, 사찰을 방문해 홍보를 하는 등 발품을 팔았다. 이런 방식으로 재외선거인들의 등록신청을 늘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본지는 판단한다. 최소 몇 번의 중복 방문과 설명회를 통해 선거 참여 필요성을 확실히 인식시켜야 한다. 생각의 전환이 있지 않는한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이제 한국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재외선거 필요성을 다시 거론할 것이다. 해외 거주 유권자들이 “한국에서 장기적으로 재외동포 존재감은 표가 말한다”는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부단한 홍보가 요구된다.
제20대 국회의원 재외선거 등록신고신청이 부진했지만 2017년 12월 20일 실시될 차기(19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재외 유권자들의 참여가 한층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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