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영된 채널10의 시사 토크쇼 ‘더 프로젝트’에서 코미디언 팀 민친이 펠 추기경을 조롱하는 노래를 불렀다

“저속, 불쾌” 비난 외 지지 반응도 많아   

호주 가톨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조지 펠 추기경(Cardinal George Pell)을 “겁쟁이(a coward), 쓰레기(scum), 거만한 어릿광대(a pompous buffoon)”라고 비하한 코미디언의 조롱 노래 '컴 홈(Come Home)'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6일(화) 저녁 채널10의 인기 시사 토크쇼 더 프로젝트(The Project)에서 뮤직 코미디언 팀 민친(Tim Minchin)이 피아노를 치며 ‘컴 홈’을 불렀다. 문제는 민친이 아동성폭력 로얄커미션(Royal Commission into Institutional Responses to Child Sexual Abuse)에 증인으로 소환을 받았지만 건강 상 이유로 로마(바티칸 교황청)를 떠날 수 없어 비디오링크를 통해 증언을 할 예정인 펠 추기경을 조롱하는 내용의 노래인 ‘컴 홈’에서 과격한 비유가 등장한 것. 특히 노래 가사에 호주로 와서 증언을 하지 않는 펠 추기경을 “비겁한 겁쟁이, 거만한 광대, 쓰레기” 등의 저속한 표현으로 비난했다. 민친은 펠 추기경이 직접 멜번에서 열리는 로얄커미션에 증인으로 출두해 피해자들을 대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노래가 끝나자 토크쇼의 공동 진행자 중 한 명인 방송인 스티브 프라이스(Steve Price)가 즉석에서 “정말 싫다(disgusting)”면서 강력하게 비난을 했다. 그는 “누가 뭐래도 펠은  호주 가톨릭교회 수장인 추기경이다. 민친이 멀리에 있는 호주 추기경을 욕보이기 위해 그의 재능을 사용하는 것이 애처롭다(pathetic)”라고 반박했다. 다수의 가톨릭 신자들도 “표현이 저속하고 지나쳤다”면서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과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민친의 조롱 노래를 지지해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펠 추기경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장시간 비행을 할 수 없다며 2월 29일 비디오 링크를 신청했고 로얄커미션은 이를 수용했다. 펠 추기경이 호주 청문회에 오지 않자 성폭력 피해자들이 로마의 펠 추기경을 직접 항의 방문할 계획을 세웠고 필요한 경비를 모으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홈페이지가 고우펀드미(GoFundMe)를 통해 며칠 전 개설됐는데 17일(수) 오전 7시 현재 7만5천 달러 이상이 모금됐다. 

고펀드미는 평일 밤 방영되는 더 프로젝트에 단골 출연하는 공동 진행자 중 한 명인 여성 방송인 겸 코미디언 메쉘 로비(Meshel Laurie)와 여성 방송인 조지 코글란(Gorgi Coghlan)이 출범시켰다. 더 프로젝트는 미모의 금발 여성 앵커 캐리 빅모어, 중동계인 칼럼니스트 겸 모나시대 정치학 강사인 왈리드 알리, 피터 헬리어가 공동 진행하고 있다. 

논란을 빚은 민친의 노래 ‘컴 홈’의 아이튠(iTunes)을 통한 수익금도 크라우드펀딩에 포함된다. 

파문이 일자 민친은 “추기경이 소송을 한다면 이를 환영한다. 귀국해서 나에게 빌어먹을 소송을 하라”고 큰 소리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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