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우드(라이드시)에는 NSW에서 자랑할만한 2개 행사가 있다. 매년 10월 중순에 열리는 그라니스미스축제(Granny Smith Festival)와 2월에 열리는 음력설축제가 그것이다. 

전자는 20년이 넘어서면서 연인원 수만명이 운집하는 NSW에서 가장 성공적인 커뮤니티 축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후자는 올해로 8년째다. 많은 시민들이 즐기는 커뮤니티 행사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스트우드 음력설 축제는 한국 중국 호주 인도 말레이 등 다문화 민속축제란 특성을 살리면서 점차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메인무대 외 보조무대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20일(토) 이스트우드 플라자에서 이스트우드 음력설 축제가 성료됐다. 올해도 성공적이었다. 이 행사를 8년 동안 취재하면서 본지는 의례적인 표현이 아니라 행사 내용과 진행, 참가 스톨의 면면, 시민들의 참여를 보면서 성공을 거두었고 매년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라이드시에서 지원을 하는 이스트우드 음력설 행사는 지역내 한인과 중국인 커뮤니티가 공동 주관한다. 처음부터 중국 새해(Chinese New Year)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음력설(Lunar New Year)을 사용하기로 한국과 중국 커뮤니티, 라이드시가 합의를 해서 출발했다. 

라이드시의 지원(장소 제공, 깃발 게양 등 홍보)을 받으며 한중 커뮤니티가 공동 주관하는 형태인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중국계가 80% 이상의 주도권을 행사한다. 그 이유는 중국 커뮤니티가 한인들을 밀어냈기 때문이 아니라 한인커뮤니티의 참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전통 춤, 태권도, 음악 공연 등 문화 행사, 공동(2명) 사회자 중 1명(매튜 원씨) 참여 선에서 그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올해 음식 스톨에서 코리안푸드는 없었다. 최고 등급인 플라티넘을 비롯 골드, 실버, 제이드 스폰서에도 한인 비즈니스는 없었다. 올해는 한국 공관도 불참해 주최측에서 준비한 감사장과 화환도 전달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스트우드 설축제의 성공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조직적으로 오랜 기간 준비를 한다. 대체로 2월 초중순에 열리는 이 행사를 위해 이스트우드 음력설축제위원회(Eastwood Lunar New Year Committee)가 최소 5개월 전부터 모임을 갖고 준비를 시작한다. 매월 미팅을 갖고 임박해서는 2주마다 관계자들이 모인다. 8년 동안 훌륭한 매뉴얼(시스템)을 갖췄다.
  
두 번째, 약 1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똘똘 뭉쳐 역할을 분담해 효율적으로 준비를 한다. 위원장(휴 리), 행사 총괄(윌슨 후), 사회자(멜리사 콩)를 중심으로, 또 외곽(라이드시)에서 저스틴 리 시의원 등 약 10명이 자원봉사자들이 헌신적인 참여를 하고 있다. 음식 스톨, 상품 판매, 주차장 관리, 메인 행사 전 주 열리는 요리경연대회, 스폰서 모집 등 역할을 분담해 힘을 모았다. 8년째가 되면서 이제 노하우가 생겼고 네트워킹도 커졌다. 약 10명의 핵심 자원봉사자들이 똘똘 뭉쳐 이스트우드에서 중국 문화를 알리며 작은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주관자들 모두 철저한 자원봉사 개념으로 참여한다. 누구나 원하면 참여할 수 있다.
지역구 연방, 주의원, 시장과 시의원들, 한국과 중국 총영사관, 지역사회 유지들, 주요 사업가들(스폰서)이 행사 참여와 후원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메인 행사 전 이스트우드호텔에 내빈들이 모여 조찬 다과회를 갖고 네트워킹을 할 기회를 제공했다. 또 행사 뒤풀이로 축제 몇 주 후 만찬을 갖는다. 중국인 특유의 친화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세 번째는 주류사회 사업체를 상대로 스폰서를 모집하는 점이다. 올해도 호주 5대 은행들이 모두 스폰서로 참여했고 이스트우드의 2개 호텔, 쇼핑센터 등과 10여개 중국계 사업체들이 후원을 했다. 한인 커뮤니티 행사에서 대부분 한국 기업(지상사)과 교민업소 위주로 스폰서를 어렵게 구하는 점과 비교된다. 이런 방식이 되어야 지역주민들과 사업자들 모두 함께 즐기는 진정한 커뮤니티 축제로 발전될 수 있다. ‘한인들만의’ 의식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이스트우드 설축제는 이런 요인이 합쳐져 이제 연인원 1만명이 즐기는 대표적인 커뮤니티 다문화행사로 발돋움했다. 다른 커뮤니티들이 겸허한 자세로 또 진정한 다문화정신으로 배워야 할 하나의 모델을 만들면서 성장하고 있다. 성황을 이룬 음력설 축제 날(토) 기찻길 건너 한인 상권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