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모기업인 웨스파머스의 리차드 고이더 CEO

호주 전역에 308개 이상 매장을 가진 국내 최대 할인 백화점 체인 ‘타겟’(Target)이 회계 부정 스캔들에 휘말렸다. 관련된 4명의 고위 임원이 이미 사임하거나 해고됐으며 추가 징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웨스파머스(Wesfarmers)의 리차드 고이더 대표이사(사진)는 11일 기자 회견에서 “타켓에 대한 감사가 2주간 진행됐으며 10여명의 직원이 회계 비리에 연루된 것을 확인했다”며 “책임 경중에 따라 이들에 대한 법적 조치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자 고발로 감사 착수

이번 회계 부정 스캔들은 내부자 고발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3월 타겟의 조직개편 과정에서 한 내부자가 회사의 ‘비행’을 모기업 웨스파머스 임원들에게 보고했다. 웨스파머스와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의 감사가 곧바로 이어졌다. 

감사단이 직원들을 면담하고 약 1만 건 이메일을 확인한 결과, 10여명의 직원이 상품 공급업체 리베이트를 이용한 ‘단기 순익 부풀리기’에 연루된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30여개 해외 의류 공급사에 평균 4%의 물품 가격 인상을 제안하며 그 대가로 추가 리베이트를 비밀리 요구했다. 

리베이트는 회계 장부에서 비용이 아닌 수익(외상 매출금)으로 잡히면서 지난해 하반기 순익을 40% 가까이 크게 늘어나 보이게 만들었다. 타겟의 지난해 하반기 이자 및 세전순익은 7400만 달러로 보고됐으나 ‘리베이트 공모’가 없었다면 5300만 달러가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회계 부정 스캔들과 관련해 타겟 전직 임원들의 책임 회피성 발언과 도피성 사퇴도 도마에 올랐다. 스튜어트 머친 타겟 전 대표이사는 “회사 대표로서의 역할에 비춰 볼 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일부가 나에게 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회계 비리 이슈를 사전에 몰랐다”고 말했다. 

그래미 젠킨스 전 회계담당 이사는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 지난해 12월 사직한 후 영국의 애완동물관리업체에 재무책임자로 취업했다. 리차드 존스 무역담당 이사도 올해 부활절 직전 사퇴를 발표하고 영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고이더 웨스파머스 대표는 “이미 타겟을 떠난 임원들에 대해서도 이번 스캔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법적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자들이 실적 향상 부담 때문에 그랬다고 변명할지 모르지만 이들의 결정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었다. 결과적으로 회사와 그룹의 명성에 큰 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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