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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호주 소년이 미국 모바일 앱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돼 업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벤 패스터낵(Ben Pasternak, 16, 사진) 군은 지난해 미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털의 투자를 받아 뉴욕에서 스마트폰 앱 개발회사 ‘플로그 인코퍼레이션’(Flogg Inc)을 설립하고 CEO가 됐다. 회사 창립 후 첫 개발작인 ‘플로그(Flogg)’가 지난 14일 출시돼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어린 CEO의 일상이 현지에서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고 있다. 

벤은 일찍부터 모바일 프로그래밍에 재능을 나타냈다. 시드니에서 고교를 다닐 당시 개발한 게임 앱 ‘임파서블 러시’(Impossible Rush)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130만 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어 개발한 ‘원’(One)은 사용자들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계정을 하나의 앱으로 결합하는 것으로 아이디어는 참신했지만 소셜미디어 간 데이터베이스와 네트워크 의존성이 문제가 되면서 성공하지는 못했다. 

성공과 실패의 과정에서 벤에게 기회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들이 벤을 회사로 초대했고 애플은 개발자 장학금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로스엔젤리스를 방문한 벤에게 영화제작자 크리스 스미스가 “미국으로 건너 와 사업을 시작하라”고 제안하면서 미 진출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벤은 부모에게 “고교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 가겠다”고 말했다. 평소 벤이 하는 일을 적극 지지해 온 부모였지만 고교와 대학을 마치길 원하는 건 여느 부모와 똑같았다. 벤은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앱 아이디어에 대한 펀딩 모으기에 성공하면 고교 중퇴를 허락해 달라고 부모를 설득했다.  

부모는 사람들이 설마 15세 소년에게 돈을 투자할까 반신반의했지만 벤은 거의 미화 1백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실리콘밸리의 거대 벤처 캐피털이 벤에게 투자하기로 한 것. 투자자 중에는 바이너리 캐피털, 그레이록 파트너스, 그레이 크로프트 등이 포함됐다. 이들 회사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냅챗, 텀블러, 그루브허브 등 다수의 IT 강자들을 키워냈다. 

벤은 시드니에서 고교를 중퇴하고 뉴욕으로 건너갔다. 이후 맨해탄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프로그래머와 관리직원을 영입해 앱 개발에 매진했다. 

지난 14일 출시한 앱의 이름은 회사명과 동일한 ‘플로그’(Flogg)이다. ‘물건을 판다’라는 뜻을 가진 플로그(flog)에서 온 것으로 경매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의 특징을 결합했다. 앱 사용자들은 자신이 쓰던 중고 물품을 페이스북 커넥션을 통해 지인들에게 팔거나 사고 물물교환도 할 수 있다. 

벤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플로그 개발은 시드니 학교 친구들의 ‘불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들이 중고 물품을 팔거나 사려고 할 때 낯선 사람들보다 아는 사람이나 지인의 친구와 거래하고 싶은데 쉬운 방법이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모바일 세대가 매매를 가까운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수요 심리를 잡아낸 것이다. 

벤은 “이베이(eBay)나 검트리(Gumtree) 같은 온라인 매매 사이트에서 완전히 모르는 사람과 거래하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거래하면 그 과정이 훨씬 안전하고 재미있다. 또 플로그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가상 시장만이 아닌 물건을 통해 교류 폭을 넓히는 소설 커뮤니티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플로그 인코퍼레이션의 최고운영자(COO)로서 벤을 보좌하는 마이클 랜즈버거는 벤의 CEO로서 자질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회사에 합류할 당시 벤은 15세였다. 나이에 비해 정말 총명하고 재능이 있으며 열정적이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주저 없이 도움을 청하고 자신 있는 부분은 확실히 밀고 나가는 추진력과 균형감을 갖췄다”라고 말했다.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플로그 앱은 수백 만 건 다운로드가 예상되고 있다. 

“또래들처럼 놀러 다니지 못하지만 후회는 없다”는 벤을 영화 제작자들이 따라 다니고 기록을 담고 있다. 벤의 이야기를 다룬 ‘CEO@16’라는 이름의 다큐멘터리가 곧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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